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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100세 신간… 정재훈 <소식의 과학>

입력 2023-08-0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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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되도록 적게 먹어라”라고 말한다. 다이어트의 제1 원칙도 ‘소식(小食)’이다. ‘소식이 곧 건강’이라는 믿음이 상당하다. 하지만 반대로 “소식이나 다이어트가 과연 건강을 가져다 주는가”, “우리 몸에 필요한 열량을 충당하려면 제 때 제대로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반론도 많다.



이 책은 ‘전직 푸드이터·현직 푸드 라이터’를 표방하는 ‘소식 전도사’ 정재훈 약사가 전하는 과학적인 장수 비결 해법서다. 전작인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에서 ‘밥상 과학’을 선보였던 저자가 이번에는 ‘소식’의 모든 것을 과학적 근거와 기반 아래서 낱낱이 파헤쳤다. 그는 ‘소식’이 어떻게 우리 몸을 근본적으로 개선시켜 주고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지를 일러준다.

저자는 특히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소식’에 대해 사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음을 일깨워준다. 동시에 소식을 이해하고 이 습관을 삶에 적용해 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결론적으로 그는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소식’이 답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가 생각하는 통상적인 ‘소식’과 책을 읽고 난 후에 알게되는 ‘소식’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먼저, 500년 전에 이미 소식을 실천하며 그 효용성을 증명했던 이탈리아의 알비제 코르나로를 소환한다. 30대 초반에 당뇨병과 관절염, 통풍 등으로 사실상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그가 의사의 권고로 식습관을 개선한 후 극적으로 회복한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열렬한 ‘소식 지지자’가 된 알비제 코르나로 덕분에 ‘항노화학’ 등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현대의 연구자들이 입증한 소식의 과학적 효과도 자세히 소개한다. 더불어 기존의 메트포르민이나 SGLT2 억제제나 곧 국내에 도입될 오젬픽이나 위고비 같은 다이어트 신약들이 어떻게 당뇨병 치료제에서 다이어트 약으로 변했는지도 일러준다. 그러면서 ‘살 빼는 약’의 기전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소식의 효과를 알려준다.?

저자는 “불행히도 우리 몸은 ‘더 움직이는 만큼’ 정직하게 열량을 더 소비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70명이 넘는 저명한 연구자들이 참여해 2021년에 국제학술지 ‘Current Bi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그는 “우리 몸은 너무나 효율적이라, 열량이 추가로 소비되는 만큼 신체의 어디에선가 열량을 절약해 열량을 보전한다”고 전한다.

살 찌는 것을 ‘나잇살’ 탓이라고 핑계 대는 것에 대해서도 2021년 8월 ‘Science’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내세워 반박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1세부터 20세까지는 에너지대사율이 조금씩 줄어들지만 20세부터 60세까지는 에너지대사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대사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살찌기 쉽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한다.’ 결국 ‘나잇살’은 없는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저자는 식습관을 바꾸지 않고 운동만으로는 건강해지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살을 빼기도 어렵지만 수명은 늘리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점점 우리 몸을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막연히 적게 먹으면 몸에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아가 적게 먹는 것과 적게 먹었을 때의 기대 효과를 파악하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른바 ‘백세인’들이 말하는 장수 비결이 너무도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2016년의 한 연구를 소개한다. 결국 답은 ‘소식’에 있다는 것이다. 장수 집안의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소식’을 통해서 유사한 장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식의 유익성에 관해서도 소상하게 소개한다. 저자 스스로도 이민 시절에 100㎏까지 불었던 체중을 20㎏이나 줄이는 과정에서 음식환경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경험했다고 전한다. 여기에 위고비나 오젬픽 같은 다이어트 신약으로 체중을 감량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지, 더 저렴한 제네릭(복제약)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 다이어트 신약의 부작용은 없는 지 등을 일러준다.

또 ‘소식’과 ‘간헐적 단식’ 중에 어떤 것이 효과가 좋은 지, 식단 조절과 다이어트 약 가운데 어떤 방법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등을 최신 연구 보고서와 자신의 경험 등을 적절히 섞어 생생하게 전해 준다. 소식의 효용성과 건강한 100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들을 실천할 수 있는 친절한 지침들도 풍성하게 소개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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