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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인사·새 비전 공개… 신세계·롯데, 유통명가 자존심 세울 수 있을까

입력 2023-09-25 06:00
신문게재 2023-09-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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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신세계)

 

신세계그룹과 롯데가 각각 조기 인사 단행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지난해보다 약 한 달 가량 앞당겨 임원 인사를 단행해 쇄신에 나섰고, 롯데는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새 비전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양사가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세계는 지난해보다 약 한 달간 앞당긴 이달 20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는 대표이사의 약 40%를 갈아치우는 초강수를 뒀다. 특히 그룹의 쌍두마차 계열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대표를 모두 교체해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19일 ‘CEO IR DAY’를 개최하고 2026년 매출 1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e커머스 사업 최적화&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 등 6개 핵심 전략을 통해 새 비전인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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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양사가 이처럼 조기 인사 단행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새 판 짜기에 나선 것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연결 기준 상반기 총 매출은 14조4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394억원으로 전자전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결 기준 상반기 총 매출이 4조4074억원으로 8.4%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020억원으로 14% 축소됐다.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매출은 7조1838억원으로 6.4%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양사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고 판단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겪었고,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유통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조기 인사와 비전 제시로 현 상황의 변화를 도모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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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구 물류센터.(사진=쿠팡)

 

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약진도 두 회사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쿠팡은 특히 2분기 연속 이마트의 매출을 추월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유통시장은 3년 이내 5500억 달러(700조) 이상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추가 성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쿠팡이 유통업 신흥강자로 급부상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유통시장이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가 아닌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로 재편되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와 양 사의 위기감을 한 층 더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 수준으로 주요 유통업체의 점유율은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 순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신세계·롯데·쿠팡 3사가 서로의 시장과 점유율을 빼앗고 빼앗기는 경쟁이 아닌 점점 어느 한쪽의 우세가 확실해지는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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