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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WTO판정도 부인하는 미국

입력 2023-10-09 15:22
신문게재 2023-1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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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경제 질서를 원활히 하기 위한 국제기구다.


EU와 튀르키예 간 무역분쟁은 2019년 8월 불거졌다. 튀르키예는 자국에 의약품 제조공장을 짓는 기업에 한해 건강보험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외제약회사가 튀르키예의 건강보험의약품으로 등재되려면 반드시 현지에 생산공장을 지어야 했다.



EU는 이조치가 WTO규범에 반하는 보호무역조치라며 WTO분쟁해결기구에 제소했다. 작년 4월 WTO분쟁패널은 튀르키예의 조치가 건강보험급여지급에 필요한 국내제조요건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EU와 튀르키예는 현재 상소기구가 사실상 중단된 만큼 해결을 위해 중재절차를 따르기로 했다. 튀르키예는 WTO중재위원회의 판결에 따라 EU산 의약품에 대한 수입규제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그러나 WTO가 2018년 미국정부가 부과한 외국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가 규정위반이라는 판정에 미국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정부가 EU,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생산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수입물량을 제한한 것은 WTO의 무역규정위반이라고 판정했다. 이에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잘못된 해석과 결정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관세유지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미국관세제재로 철강재 383만톤 수출이 200만톤대로 대폭 축소됐다.

중국관영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2일 개최된 WTO정례회의에서 중국대표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국가안보개념을 일반화해 무역을 왜곡하는 차별적인 보조금 조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적이며 패권적 행동’이라고 강조하며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총액이 1100억달러 이상에 이룰수 있다면서 WTO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도 테슬라, JP모간, 스타벅스, 애플, 엔비디아 CEO들은 코로나펜데믹으로 막혔던 문이 열리자 중국으로 몰려갔고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중국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중국정부는 최근 애플의 아이폰 등 외국브랜드기기를 중앙정부기관공무원들이 사용치 못하도록 하고, 이 금지령은 국영기업과 다른 정부지원기관으로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가소유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약 5630만명으로, 이들의 임금은 도시평균보다 약 8% 높다. WSJ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애플로서는 매력적인 집단이며 5600만대는 연간 2억3000만대에 달하는 출하량의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은 미국의 제재에도 5G와 같은 속도를 내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할수없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대만의 TSMC창업자인 모리스 창도 “미국에서 동일한 칩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만보다 50%이상 비싸다”고 공언했다. TSMC는 대만에도 중국에도 공장이 있다. 주요 고객인 애플이 사가는 동일한 칩의 가격이 중국산은 50달러라면 대만산은 100달러, 미국산은 150달러인 셈이다.

애플이 아무리 미국회사지만 TSMC의 미국산 150달러짜리를 수억개씩 구입하겠는가?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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