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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ESG 낙제’…126년 업력·일반약 명가 무색, 하위 등급 수두룩

C·D 등급 획득 기업 50개↑, 여전히 ‘미흡’
“책임감 갖고 ESG에 공 들여야”

입력 2023-11-02 05:30
신문게재 2023-11-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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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여전히 ESG 평가에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여전히 ESG 평가에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에 따르면, ESG와 관련한 발생 가능 위험 수준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C등급(취약)과 D등급(매우 취약)을 받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50곳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ESG 경영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KCGS는 올해 상장사 987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 평가를 진행했으며 지배구조·환경·사회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의 여지가 큰 기업에 C등급을, 지배구조·환경·사회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하여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기업에 D등급을 부여했다.

이 평가에서 C등급과 D등급을 부여받은 제약·바이오(진단·의료기기 포함) 기업은 각각 26개와 27개에 이른다. 이번 KCGS의 평가에서 C등급과 D등급을 받은 전체 기업이 410개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13%가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에게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진 내로라하는 기업조차 하위 등급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26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동화약품과 일반의약품 명가로 꼽히는 동국제약·광동제약·삼진제약·제일약품·일양약품,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대표 품목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동성제약·현대약품·유유제약·국제약품·하나제약·이연제약·동성제약·신풍제약 등이 나란히 C등급과 D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도 하위 등급을 피하지 못했다. 메디톡스를 비롯해 CJ바이오사이언스·에이비엘바이오·HLB·신라젠·알테오젠·코오롱생명과학·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헬릭스미스· 진원생명과학·현대바이오·제넥신 등이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SG 경영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아직 제약·바이오업계가 ESG를 중대한 사안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 관행 개선과 관련 정보 공개를 선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의 경우 전년 대비 평가 결과가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경우 예년과 큰 차이가 없어 상·하위권 기업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강화 노력을 지속한 결과 A+등급을 획득한 기업이 있는 반면, 다수의 기업이 하위 등급을 면하지 못했다”면서 “이 정도면 사실상 ESG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약사이자 인지도를 가진 기업이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세계적 흐름인 ESG에 좀 더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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