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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 누가 열까…기아 EV3 vs 테슬라 꺾은 中 비야디

입력 2024-03-21 06:30
신문게재 2024-03-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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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기아 EV3, EV5, EV4. (기아 제공)

 

기아가 올 2분기 판매 가격 4000만원 대의 중저가형 전기차 ‘EV3’를 전격 출시한다. 전기차 수요 감소,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BYD(비야디)에 맞서 침체에 빠진 전기차 시장을 부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분기 출시를 목표로 EV3의 막바지 성능 점검에 나섰다. EV3는 소형 전기차로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의 소형차 버전이다. 판매 가격은 아직 내부 논의 중이나 기아는 4000만원 중·후반에 맞추는 게 목표다. 미국 판매 가격도 3만달러 중·후반대에서 결정한다. 기아는 실 구매가를 3000만원대로 크게 낮춰 ‘전기차 대중화’를 열겠단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기아가 K3 대신 EV3를 앞세워 준중형차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모델로 꼽힌다. 내년 초에는 또 다른 중소형 전기차 EV4가 출격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대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 신규 수요 유입 감소,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EV3 신규 론칭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기아가 자신하긴 했으나 EV3와 EV4가 ‘신차효과’를 일으켜 전기차 시장을 반등 시킬지는 미지수다. 기아 내부에서도 올해 목표했던 연간 전기차 30만7000대 판매는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전기차 연간 판매 목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야심차게 선보인 EV9이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 비싼 가격 탓에 시장 진입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전기차 대중화는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실제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출고량은 부진을 거듭했다. 기아의 대표 전기차인 EV6는 지난달 전세계 판매량이 8166대에 그친다. 시장조사업체 BNEF도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0% 증가로 예상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대 60%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했던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테슬라를 밀어내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도약한 비야디의 성장세는 위협적이란 평가다. 그동안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 시장에 만족했던 비야디가 세계로 눈을 돌리면서 테슬라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비야디에 발목이 잡혀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잇단 하향 조정하고 있다. 2030년 2000만대 달성 목표는 이미 백지화했다. 업계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4분의 1 수준인 530만대 판매도 겨우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로 개발한 모델2 역시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업체에 막혀 2027년 누적 200만대 판매 달성 목표도 203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은 한국도 비슷하다. 올 1~2월까지 우리나라가 수출한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2.8% 줄어든 11만4122대에 그쳤다. 중국산 친환경차의 세계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산 친환경차 수출도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아예 비야디의 세계 진출을 막지 않고선 기존 업체의 성장은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상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비야디는 국내에 생산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출시 차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아 EV3와 가격대가 겹치는 4000만원대 전기차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기업일수록 고도의 제조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비야디가 이런 부분을 완벽히 해결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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