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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버닝썬게이트’의 가해자들은 모두 잘먹고 잘산다

입력 2024-05-23 14:09
신문게재 2024-05-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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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부장

가해자들은 출소했지만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2019년 이른바 ‘버닝썬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정준영은 해외 이민을 준비 중이고 빅뱅 출신 승리는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처럼 부호의 생일 파티에서 자신이 속해 있던 그룹의 노래를 부르고 또다른 출소자(?)는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로 가요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들은 과연 영원히 ‘오빠’일까. 얼마전 영국 BBC 탐사보도팀 ‘BBC Eye’가 제작한 새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조회수 폭발은 물론 오는 6월부터 시리즈로 방영될 BBC뉴스 TV채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피해자들의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인터뷰와 가수 고(故) 구하라씨가 2019년 ‘클럽 버닝썬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성추문 취재에 나섰던 기자들도 등장해 성범죄 사실과 더불어 경찰 유착관계의 핵심인물이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가감없이 공개했다. 

아이돌이라는 위치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다수의 연예인들이 들어와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한 영상을 전송·공유했지만 가해자들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직급이 총경임에도 내부 실세로 군림했기에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인물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직위가 해제됐지만 올해 초부터 송파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버닝썬 게이트급 사건 사고를 또 치지만 않는다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정년을 채우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죽을 때까지 편하게 살 것이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게 연예계 사건사고지만 적어도 이 사건 만큼은 영원히 박제돼야 한다. 클럽에서 ‘물뽕’이라 불린 마약을 먹고 정신을 잃은 여성들이 유린당했다. 정말 많은 피해자들이 있었을 테지만 클럽과 유흥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넘어간 면도 없지 않다. 그때 못 자른 싹은 이제 평범한 주택가와 학교까지 침범했다. 

각종 메신저와 불법 사이트를 통해 택배와 퀵 서비스로 마약을 간단히 배달받게 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과 그리 멀지 않은 몇몇 나라는 그 어떤 범죄라도 일단 마약과 연관된 범죄에 대해선 그 파괴성과 범죄와의 연관성을 간과하지 않고 사형도 불사한다. 가수 정준영은 징역 5년, FT 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은 징역 2년6개월 실형선고를 받았다. 승리는 가장 적은 18개월을 감옥에 있었다.

이희승 문화부 부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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