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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국민의힘 전당대회, ‘어대한’일까 ‘어대윤’일까

입력 2024-06-23 13:48
신문게재 2024-06-24 19면

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전당 대회 대진표가 사실상 결정되었다. 7월 23일까지 한 달여 남은 시간동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4파전이다. 그렇지만 전당 대회 무게 중심은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쏠려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에서 함께 했던 당직자들이나 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뿐 그동안 ‘은둔의 시간’을 가졌다. 가끔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 열람실을 찾아 책을 읽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목격됐고 총선 유세 때 즐겨 착용했던 운동화를 신고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공공 도서관을 찾은 모습이 시민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여론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쪽으로 크게 쏠려 있는 판세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8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10.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한 전 위원장이 다른 주자를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중 59%는 한 전 위원장을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11%를 얻은 원희룡 전 장관이다. 나경원 의원(10%), 안철수 의원(7%), 유승민 의원(6%)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전당 대회 룰은 당원 80%, 국민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대상) 20%로 결정된다. 당원들 여론이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과 아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면 ‘어대한’은 현실이 된다.

그러나 ‘어대한’에 대한 반발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 대회 출사표에 대해 당내에서 한 전 위원장과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운 인물은 이철규 의원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검찰 중간간부에 불과하던 사람”, “윤석열 대통령과 제일 가까우신 분이고 오랫동안 함께해 왔고 제일 큰 수혜를 받으신 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 안팎에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는 질문을 받고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표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라 생각하고, 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했다.

삭제가 되기는 했지만 ‘진중권 교수, 김경율 전 비대위원,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 신지호 전 의원 등이 한 전 위원장의 조언 그룹’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한동훈 전 위원장 주변에 좌파 그룹이 있다는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전 위원장과 이름이 거론된 인사들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전당 대회 등판을 둘러싼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친윤파(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와 친한파(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 사이의 첨예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비롯해 숱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총선 패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전 위원장이 앞으로 한 달여 남은 전당 대회의 주요 인물로 우뚝 선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강력한 팬덤 지지층의 존재’다. 정치는 당위가 아니라 현실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총선 패배로 사라지면서 보수의 기대 중심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로 옮겨갔다.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윤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도 한동훈 대세론의 이유다. 그렇다고 출마를 앞두고 인사 차원일망정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신고식을 했던 한 전 위원장을 윤 대통령과 완전히 분리하기도 타당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출마하는 후보 모두 어차피 대표가 되더라도 윤 대통령과 관계를 의식해야 하는 ‘어대윤’ 후보들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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