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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하이닉스·포이스, “무재해 원동력은 진심 담은 안전보건 상생협력”

포이스, 지난 2021년 이후 3년 간 무재해 달성 성과
SK하이닉스, “사내협력사 대비 사외협력사 3배 투자”
“컨설팅 전과 후로 직원들의 안전의식 크게 달라져”

입력 2024-05-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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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봉경환 포이스 대표이사가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들에게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 참여 후 도입한 자동화물류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정다운 기자)

 

“직장생활을 22년 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아침에 출근할 때 건강하게 나와서 집에 들어올 때 건강하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2일 SK하이닉스 사외협력체 봉경환 포이스 대표이사는 무재해 사업장 비결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투자해야 하고 설사 회사에 이익이 안 나더라도 이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이 확보된 덕분에 직원들의 복지도 증진하고 사업도 잘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이스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SK하이닉스의 사외협력사 중 하나로 액상 공급 장비(LDS·Liquid Delivery System)를 생산하는 전도유망한 기업이다. 포이스는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무재해를 이어 나가고 있는데, 정부의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해당 사업의 골자는 대기업이 가진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협력 업체에 컨설팅, 교육, 기술 등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대산업재해를 줄이고 안전 문화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예산은 1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억원 늘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도 원청이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포이스와 같은 사례는 나오기 힘들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원청 SK하이닉스의 진심이 통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모기업으로 참여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만 협력업체 114곳(사내 26곳·사외 88곳)을 지원했다.

주목할 것은 SK하이닉스가 지원하는 사내·사외협력사 비율로 사외협력사의 비율이 3배 이상 높다는 점이다.

사내협력업체의 경우 사업장을 공유하고 있어서 중대재해 발생하면 원청은 중대재해처벌법(제4조)에 의거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사업장을 공유하지 않고 감독 권한이 없는 사외협력사는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원청은 처벌 대상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도 SK하이닉스는 사외협력사의 안전보건 체계 마련을 위해 사내협력사보다 더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최광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상생협력사업을 통해 당사의 안전보건 지식과 기술 노하우를 전달하고 협력업체가 갖고 있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자 노력했다”며 “자기 규율 안전 체계를 저희 모든 협력업체에 구축해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실력과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안전보건 지원 예산을 지난해 9억원에서 올해 12억7000만원으로 늘렸다.

이처럼 포이스의 무재해 원동력은 원청의 진심이 담긴 노력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SK하이닉스는 TBM(위험성평가)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포이스 사업장 내 작은 위험까지 놓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클린룸 내 조립공정 안에 있던 이동식 사다리를 없애고 고정식 작업 발판을 설치한 것이 예다.

포이스가 생산하는 LDS 장비는 최종 검사 단계에서 연결된 호수가 수시로 체결돼야 한다. 때문에 작업자들은 그간 추락 위험이 있는 이동식 사다리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산업현장에는 흔히 일이기 때문에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험 요소로 판단했고 포이스는 개선했다.

이 밖에도 장비(200~300kg) 포장 시 깔림 사고 예방을 위해 틸팅리프트와 보행식 전동지게차를 들였다. 또 상·하차 등 위험 작업 시에는 수시로 TBM(위험성평가)를 시행하고, SK하이닉스는 협력업체 안전보건관리 지침을 개정해 포이스와 안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도록 바꿨다.

이 같은 변화에 직원들도 긍정적이다.

포이스의 한 직원은 “컨설팅 전과 후로 직원들의 안전의식 많이 늘었다”며 “각 안전관리를 맡은 팀 리더들이 TBM을 주재하고 작업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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