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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시간과 클라우드’ 호추니엔, ‘중첩’과 ‘공명’으로 시공간을 넘어서

입력 2024-06-05 18:00

Hotzunyen 호추니엔
개인전 ‘시간과 클라우드’에 맞춰 내한한 호추니엔(사진=허미선 기자)

 

“제 작품 세계의 키워드는 ‘중첩’(Layering)과 ‘공명’(Resonance)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전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Ho Tzu Nyen: Time& the Cloud, 8월 4일까지 아트선재 아트홀, 스페이스 1, 2)로 한국을 찾은 싱가포르 작가 호추니엔(Ho Tzu Nyen)은 자신의 작품세계 키워드를 ‘중첩’과 ‘공명’이라고 밝혔다.

스크린과 스크린, 장면과 장면, 서로 다른 시간대와 장소, 소리들의 중첩 등을 통해 시간성을 그리고 지역성을 넓혀가는 그의 작품세계를 담은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 ‘미지의 구름’(The Cloud of Unknowing, 2011), 일본제국주의와 아시아적 근대성에 대한 비판적 주해가 담긴 ‘호텔 아포리아’(Hotel Aporia, 2019), 아시아의 근대적 시간에 대한 연구를 담은 최신작인 ‘시간(타임)의 티’(T for Time, 2023~2024) 등을 만날 수 있다.  

 

Hotzunyen 호추니엔
개인전 ‘시간과 클라우드’에 맞춰 내한한 호추니엔(사진=허미선 기자)

“제 작품에서는 중첩과 더불어 공명이 중요합니다. 전혀 다른 것들의 중첩이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가 항상 관심거리죠. 이성(Reason)이 아주 근본적으로 느껴지는, 어떤 것을 확립하고 지배하는 것이라면 공명은 근접성을 통한 진동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서로 다른 것들이 중첩하고 공명하는 데 끌립니다.”

영상 속 얼굴을 가린 존재들의 이야기를 지금 관객들이 앉아서 보고듣고 공명하며 과거는 현재가 되고 상상은 현실이 되며 신화는 역사가 된다.

 

선전부대 일원이었던 일본의 만화가 요코야마 유이치가 후쿠짱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해군 선전 애니메이션, 선전영화 제작을 위해 싱가포르에 파견됐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들, 카미카제 전투기의 프로펠러 등 관련 기록물들이 중첩되고 공명한다.

그렇게 동서양을 비롯한 다양한 근대성의 충돌과 오해, 제국주의 여파, 식민주의 경험, 그런 시간을 지나온 사람들의 현재, 모순적이지만 해학적인 상황들 등은 중첩과 공명을 통해 연결고리를 만들어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 역사와 신화 등을 넘나들고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펼쳐간다.

그렇게 20여년 간 아시아의 근대성과 동시대성을 탐구해 온 호추니엔은 이번 개인전에서 시간성을 토대로 아시아의 근대성과 새로운 역사 철학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미지의 구름’ ‘호텔 아포리아’ ‘시간의 티’와 더불어 과학과 예술의 개념을 비트는 ‘뉴턴’(Newton, 2009)과 ‘굴드’(Gould, 2009~2013), 43개의 모니터 영상 설치작인 ‘타임피스’(Timepieces, 2023~2034)를 선보인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활동 터전이기도 한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민족이 각 민족의 언어를 표준어로 삼는가 하면 불교, 이슬람, 도교, 힌두교, 기독교 등 여러 종교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국가다.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차이나타운, 리틀인디아, 아랍 스트리트 등 각 민족들의 고유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 내부는 다민족 문화들이 어우러진다. 차이나타운 내에 불아사라는 불교사원과 스리마리암만이라는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이 공존하는 식이다. 그런 싱가포르가 가진 지역적 특색, 그로 인해 불거진 질문들과 연구들 역시 그의 작품세계에 스며있다.

“싱가포르는 다문화적인 나라이고 저라는 사람이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문화적인 싱가포르에서 자라면서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이 내가 믿고 있는 바가 무엇이든 그것이 다른 사람의 믿음에 관련이 있으면서도 상대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사유를 이끄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죠. 어떻게 다양성을 품고 살아갈까, 여러 차이 안에서 이것을 어떻게 좀 더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로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Hotzunyen 호추니엔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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