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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가격정보의 필요성

입력 2024-06-19 14:17
신문게재 2024-06-20 19면

정책연구실 이경아 실장 사진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장·경영학 박사

지난 5월은 2004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른 가정의 달이었다. 달력에는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까지 법정기념일이 빼곡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고물가 탓에 예전처럼 기념일을 챙기기 위해 지갑을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하여 지난달 2.9%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보였다. 다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인 생활물가 상승률은 3.1%로 여전히 3%대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들어 두 물가지수 간 격차가 계속 0.4~0.7%포인트(p)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다시 말해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가계 소비지출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생활물가는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높은 빵, 라면, 과일 등 84개 식품과 그 외 전기요금, 휘발유 등 식품 외 품목 60개를 포함한 총 144개 품목만을 따로 선정해 산출한다. 구매 빈도가 높은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을 대상으로 하기에 해당 품목들의 가격 변동, 특히 가격의 상승세는 소비자에게 매우 민감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가격정보를 제공하고자 2009년부터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국에 있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신선식품 등 생필품 158개 품목, 540개 상품의 판매가격을 격주로 조사하여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판매가격을 지역별, 유통업태별, 판매점 등 여러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고, 비슷한 상품들의 가격과 할인행사 정보 외에도 오름세, 내림세 등 가격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올해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다소비 7개 품목으로 우유, 라면, 계란, 밀가루, 설탕, 식용유, 화장지를 지정하고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에 소비자에게는 한층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격 비교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사업 중에 ‘한국의 소비자 시장평가 지표’ 조사가 있다. 이 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 기능의 건강한 작동 여부를 진단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소비자시장평가지표를 통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심층적 후속 연구를 통해 개선 방안을 짚어낸다.

벌써 여섯 번째 차수를 맞고 있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빵, 과일, 결혼 서비스, 동물병원 등 40개 제품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해 소비자 2만 명이 평가에 참여할 예정이다.

가격과 관련해서는 시장별로 구매 가격이 신뢰할 만 한가, 가격 수준이 적당한가, 지불한 가격이 공정한가 등에 대해 평가하고, 가격 인상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왜곡된 시장에 대한 정책 대안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물가로 비상이다. 정부가 현재 범부처 민생물가 TF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간 만큼 소비자가 민생물가 안정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좋은 정책 방안들이 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장·경영학 박사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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