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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스킬 이코노미의 시대

입력 2024-06-24 14:09
신문게재 2024-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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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MBA(경영대학원) 시대가 지났다. 미국의 교육회사 와일리(Wiley)가 151명의 학장, 의장, 행정관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버드대, MIT, 예일대, 다터머스대 등 글로벌 대학 61%는 등록 감소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위 100개 MBA 프로그램 중 10~20%가 향후 몇년 내에 폐쇄될 가능성이 높으며 2등급 및 3등급 학교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MBA 학위를 취득해도 취업은 여전히 어렵다. 하버드대의 경우 졸업 후 3개월 이내에 직장을 구하지 못한 MBA 졸업생 비율은 2021년에 8%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20%로 급증했다.

MBA 명성이 떨어진 이유는 뭘까?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것과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MBA 학위에 매료돼 자신이 뭔가 특별하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늘날의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20세기 공업과 자동차 분야 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MBA 학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특히 2023년 글로벌 화두로 등장한 생성형 AI는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환경에 따라 정부 기관은 물론 IBM, 구글, 월마트에서도 스펙이나 학위 요건을 없애고 경험과 스킬을 강조하는 구조로 채용 방식을 바꿨다. 이는 역사적으로 고스펙, 고임금에 접근할 수 없었던 영역에 비학위 인력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의 장이 평준화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스킬 이코노미’(Skills Economy)의 시대다.

‘스킬 이코노미’는 기업과 개인이 직업적 가치와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하면 전 세계 기업 중 87%가 현재 기술 격차를 경험하고 있거나 향후 5년 내에 이러한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킬 이코노미’ 시대에는 인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자격증이나 학위, 직위, 일반지식 등의 ‘인지능력’(Cognitive Ability)이 아닌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2017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쉬운 인간의 능력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 2025년을 기준으로 인공지능이 기술적으로 가장 대체하기 쉬운 인간의 업무 능력은 ‘업무기초능력’ ‘인지능력(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이었다. 반면 대체가 가장 어려운 능력은 ‘기술 능력(증강 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만 증강 지능은 인간과 협업하고 제안을 통해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미국의사협회(AMA)가 의료분야에서 증강 지능을 발휘한 의사 1081명 중 65%가 생성형 AI를 활용함에 있어 이점이 있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스킬 이코노미’ 기반 조직은 인재를 효과적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107% 더 높고 혁신할 가능성이 52% 더 높으며 변화를 예측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57% 더 높다고 나타났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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