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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협상시한 넘겨… 우유 ‘원윳값’ 협상 난항

원윳값 협상, 7월 말까지 기한 연장
낙농업계 “최대 인상 폭 26원 인상 요구” vs 유업계 “작년 인상 폭 최대치...동결해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우유자조금 행사 참석...“낙농가 원가 절감 노력 요구”

입력 2024-07-07 12:00
신문게재 2024-07-08 10면

낙농가-유업계, 우유 가격 협상 시작<YONHAP NO-2961>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유제품. (사진=연합)

 

올해 우유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원유 기본가격 협상이 결국 기한내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협의 기간을 한 달 연장됐다. 올해도 작년처럼 낙농가와 유업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원윳값 협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는 지난달 28일 5차례의 협상을 가졌지만 서로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 협상 기간을 6월말에서 7월말로 한 달간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 원유 가격은 농가 생산비와 음용유 사용량 등을 반영해 ℓ당 0~26원을 원유가격에 반영하는 범위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소위원회에서 가격을 정하면 낙농 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 1일부터 반영된다.

낙농가는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로 인해 원유 기본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최대 폭인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유값 결정은 생산비와 음용유 사용량 등을 고려해 생산비 증가분의 0~60% 범위 내에서 하도록 돼있다. 통계청이 5월 발표한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1ℓ당 1003원으로 2022년(959원)보다 44원 올랐다. 현재 음용유용 원유 기본가는 1ℓ당 1084원인데, 26원이 인상되면 1110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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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업계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주장하며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우윳값 인상은 물론 치즈와 아이스크림 등 각종 원유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밀크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원윳값이 ℓ당 88원 오른 1084원로 확정된 뒤, 유업계는 우유 소비자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원윳값 인상 여파로 우유의 올해 1분기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2% 올랐다. 이는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1월 2.8%, 2월 3.1%, 3월 3.1%)인 3%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정부 역시 원윳값 동결 혹은 인상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3일 우유자조금이 주최하는 제9회 밀크앤치즈페스티벌에 참석해 “낙농가가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저렴한 유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낙농업계는 정부의 요청에도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낙농업계 한 관계자는 “원윳값을 최대 폭으로 인상해도 생산비 증가량의 60%밖에 되지 않는다”며 “생산자와 구매자 간에 이뤄져야 할 협상에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장 경제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업계는 올해 협상이 유례 없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소위원회에서는 원유 가격 결정뿐만 아니라 음용유 물량과 유지방에 대한 인센티브까지 함께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는 유성분(유지방·유단백)과 위생(세균수·체세포수) 등 기준에 따라 낙농가별 원유 품질을 평가한 뒤 지급한다.

유업계 관계자는 “작년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첫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인상 폭이었는데, 동결해도 여전히 흰우유 사업은 적자”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상하게 되면 기업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우유값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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