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오아시스 11번가 인수 추진… 성사 가능성은?

- 오아시스, 지분 맞교환 방식 거래 제안
- 투자금 회수 원하는 FI 동의 얻기 쉽지 않아
- IB업계 현금+지분 거래 방식 가능성 높아

입력 2024-07-07 17:56
신문게재 2024-07-08 3면

오아시스 로고
오아시스 로고.(사진=오아시스)




11번가 로고
11번가 로고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11번가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향후 기업공개(IPO)시 더 높은 기업가치를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 인수의향서를 보내고 지난 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2018년 FI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3년 9월까지 11번가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11번가의 상장이 미뤄지고, 상장 무산시 SK스퀘어가 FI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까지 포기함에 따라 FI가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측이 원하는 인수금액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11번가 FI에 지분교환 방식의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주식 일부와 관계사인 물류업체 루트의 신주 일부를 11번가 지분 100%와 맞바꾸는 형태다. 만약 11번가 FI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오아시스는 별도의 자금투입 없이 인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오아시스는 2011년 창립 이후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내왔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최근 확장성에 한계를 보여왔다. 오아시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30만명 안팎에 그친다. 반면 11번가는 쿠팡, G마켓에 이은 국내 3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700만~800만명의 MAU를 보유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11번가의 이용자수를 등에 업고 사업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 또 오픈마켓 중심의 11번가와 신선식품 직매입 사업 중심의 오아시스는 사업영역도 겹치지 않는다.

IB업계에서는 11번가와 오아시스의 지분교환에 대해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11번가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11번가 FI들에게는 기업가치를 깎지 않고 자금회수(엑시트)할 길이 열려 ‘윈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거래가 성사 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 외에 더 적극적인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11번가의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는 FI들의 몫이 된다”며 “11번가 FI로서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딜”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실한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11번가 FI들 입장에서는 지분교환으로 오아시스 주식을 확보한다 해도, 오아시스가 IPO에 성공할 수 있을지, IPO에 성공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선뜻 거래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11번가 FI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이번 거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11번가 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는 국민연금(출자금 3500억원), H&Q코리아(출자금 1000억원), MG새마을금고(출자금 500억원)가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11번가 FI 중 한곳인 H&Q코리아는 오아시스에 거래 전제 조건으로 기업공개 확약, 풋옵션 등을 자금회수 보장책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B업계 일각에서는 오아시스가 인수의지에 따라 11번가 FI들에게 현금과 지분을 함께 지급하는 방식의 거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지분 55%를 보유한 모기업 지어소프트가 약 16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자금을 활용해 11번가 FI들에게 총거래액 중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해 최소한의 투자금 회수를 보장해주고, 나머지는 지분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