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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경계선지능 청년 채용·100일 맞은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 방문

직원 모두 경계선지능 청년…100일 맞아 가족 등 초청 기념
한 총리 “하반기 실태조사 시작으로 생애주기에 따른 지원 정책 마련”

입력 2024-07-07 17:14

기념 촬영하는 한덕수 총리<YONHAP NO-1997>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해 경계선 지능 청년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계선지능 청년을 채용해 개점 100일을 맞은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했다.



국무총리비서실은 한덕수 총리가 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식당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청년밥상문간은 김치찌개 단일메뉴를 1인분 3000원에 판매하는 식당으로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 기업과 개인 후원금 등을 받아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재 서울 4곳, 제주 1곳 등 전국 5곳에 식당이 있다.

한덕수 총리는 이 중 가장 최근에 개점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찾아가 개점 100일을 축하했다. 이날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서는 개점 100일과 청년직원 근속 100일을 동시에 축하하는 작은 파티가 열렸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및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임직원과 청년직원, 그 가족들이 참석해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청년밥상문간 100일 기념 음식 메뉴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이 직접 만든 김치찌개였다. 한덕수 총리는 앞치마를 두르고 청년직원들과 함께 김치찌개를 제공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특히 다른 지점과 달리 홀 서빙과 주방 보조 담당 직원 10명을 모두 경계선지능 청년들로 채용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IQ 70 이하)는 아니지만 평균지능보다 다소 낮은 경계구간 지능(IQ 71~84)을 가진 이들로 학업과 사회생활, 취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식적인 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아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국민(5129만명)의 13.6%(약 697만명)로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78만명으로 추정된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과 협의해 취업 의지가 있는 경계선지능 청년직원 10명을 선발해 올 1월부터 3개월간 이론교육 및 현장실습 등을 실시했고 이 과정을 수료한 청년들을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 고용했다. 평균지능을 가진 사람들보다 업무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손님들에게 알리는 의미에서 상호도 느리다는 뜻의 ‘슬로우(Slow)점’이라고 달았다.

이문수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직원들이 조금 서투를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지금은 ‘느린 식당’을 감수하는 것을 넘어서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고 말했다.

식당 한쪽 벽에는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을 응원하는 슬로우점 설립 취지 안내문이 걸려 있고 가게 이곳저곳에는 경계선지능 청년을 향한 손님들의 응원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다.

이 이사장은 “경계선지능 청년들은 배우는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한번 맡은 바는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수행한다”며 “처음 일을 시작한 청년 중 단 한 사람도 이탈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범 홀매니저(19세) 역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해 평소 집에만 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배우는 게 많다”며 “월급을 받고 난생 처음 적금도 가입했다”고 말했다.

청년 직원들은 이날 100일 축하 파티에 참석한 가족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함을 표시했고 가족들은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한덕수 총리는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에게 일자리 훈련과 고용을 제공한 이문수 이사장과 이성복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관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덕수 총리는 “남보다 조금 느린 사람도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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