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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의 증시산책] 애널리스트와 기자를 믿는가

입력 2024-07-31 11:02

미끄러진 코스닥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달려가는 코스피와 미끄러진 코스닥’ (이미지=ChatGPT 4o, 편집=이원동 기자)

 

주식 리딩방에 한번 빠진 개미 투자자들은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여간 힘들다. 스팸성 투자권유 메시지가 하루에도 수십 번 딩동거린다. 호기심과 초조감에 리딩방에 가입한 당신이라면 소탐대실의 참패를 겪을 확률이 99%다. 리딩방은 개미핥기의 개미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팸 문자 메시지 수 천만 건을 살포한 다음 개미핥기들은 부당이득을 취하고 사라진다. 최악의 경우, 이런 종목은 상장폐지가 되면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 거짓 호재성 정보는 스멀스멀 다가온다.



▶이런 상황은 결국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기인한다. ‘돈이 되는’ 정보는 개미에게 오지 않는다. ‘공인된 정보’라는 언론사 뉴스도 시차의 함정이 있다. 개미굴의 입구는 매끄럽고 달콤하다. 뉴스의 생산·전달 체계를 이해하는 것도 개미들에게는 필요하다. 뉴스(정보) 제공자(1차 생산자)가 어떤 의도로 어느 시점에 콘텐츠를 기자에게 풀어줄까. 기자는 취재가 끝나면 데스크에 보고하고 그 콘텐츠를 어떻게 가공(첨삭)해서 얼마만큼의 강도로 노출할 지 윗선에서 보통 결정한다. 해당 콘텐츠가 개미들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이들은 적지 않다.

▶오늘 ‘증시산책’은 기사의 신뢰도를 저울질하자는 게 아니다. 개미들이 뉴스를 접할 때까지의 흐름을 알아야 특정기사에 무작정 흥분해서 달려드는 걸 최대한 자제할 수 있다는 걸 귀띔하고자 하는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종목 관련 리포트도 마찬가지다. 애널리스트의 전문성과 직업 윤리성을 우리는 믿으려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여러분들은 경험했을 게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힐 때 가장 아프다. 그렇다고 뉴스와 리포트를 무작정 외면해서도 안된다. 큰 줄기를 이해하는 데에 기사와 리포트의 활용도는 있다.

이런 경우다. 서학개미는 물론 동학개미들도 아마 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11월5일까지 잠 못드는 날이 많을 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과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의 엎치락 뒤치락 접전양상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환경에서 불면의 개미들은 뉴스를 발빠르게 팔로우해야 한다. 특정 종목에 대해 막연한 ‘찬사’를 늘어놓는 기사와 리포트는 거리를 두면서.

▶주식 트레이딩에 친구는 없다. 주가 조작세력끼리도 음모와 배반, 역 작전이 펼쳐진다.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해 장기간 시세를 조종하다 적발돼 국내 증시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정보력이 부족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을 교훈으로 삼자. 이 금융범죄가 드러난 계기의 하나도 작전세력간 배반이었다. 그렇다면 개미투자자들은 누구를 믿고 어떤 투자정보를 활용해야 할까.

정답은 없다. 그래도 찾자면 ‘노력하는 자기자신’이라는 주관적 조언을 드린다. 그 일환으로 개미들도 기자와 애널리스트를 분석하고 평판을 추적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정 기사와 리포트가 공개된 후 정말 그 내용에 걸맞게 주가가 움직이는지를 관찰한 다음에 당신의 투자관과 궁합을 따져보는 슬기가 요구된다. 리포트의 경우는 공개되기까지 종목선정, 기업탐방, 분석, 윗선 보고 등의 한달여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한달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모른다. 내 투자궁합과 맞지 않은 기사(기자)와 리포트(애널리스트)는 분명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 허덕이고 물량받이가 되는 개미들, 조작된 개미굴에 빠져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는 개미가 ‘그래도 나는 아닐 것’이라는 착각이 성공투자의 최대 적이다. 증시 안팎의 투자정보는 절대 공평하지 않다. 어느 장관이 주가 급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며칠 몇시에 하는지 대부분 개미들은 모른다. 여러분은 1차 정보생산자가 아니다.

명재곤 기자 daysunmoon41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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