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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금리 인하 가시권… 무게중심 옮겨갈 준비해야

입력 2024-08-01 14:03
신문게재 2024-08-02 19면

8월 22일과 10월 11일, 11월 23일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하반기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기 회의는 9월 18일, 11월 7일, 12월 18일로 잡혀 있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신호에 10월 한은 금통위가 반응할 거라고 보는 시간적 근거다. 삼성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의 첫 금리 인하 예측 시점도 그때쯤이다.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고 보고 대처할 때가 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도 비둘기 성향(통화 완화 선호) 신호를 확실히 했다.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could be on the table)”고 밝히자 뉴욕증시가 들썩인다. ‘다소(somewhat)’라는 수식어가 추가되는 등 조심스러운 일면은 엿보이나 미국이 경제 연착륙을 위해 현 수준(5.25~5.5%)보다 고도를 낮추는 첫 단계에 진입한 건 분명하다. 고용시장이 완화되고 금리 정책상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 점은 뚜렷한 금리 인하 지지 신호다. 성장과 물가지표 모두 견고해 미룰 요인이 더 이상은 없어 보인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사이엔 선제적 금리 인하로 미국과 탈(脫)동조화 양상을 띠는 경향도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금리정책은 미국 FOMC의 영향을 더 받는 편이다. 소비자 물가에 대한 확신이 미국보다 부족하지만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여력 축소, 연체율 상승률 지속 등을 관망할 수는 없다. 국내적으로 지금이 바로 금리 정상화의 마지막 숨고르기를 해야 할 시기다. 12번째에서 3.50% 동결을 끝내고 10월 금리 결정의 부담을 덜어낼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2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간과하지 못한다.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시장과 경기를 살릴 과단성 있는 움직임이 절실하다.

다시 중요해진 ‘타이밍’이다. 장기간의 고금리가 거시경제 전반에 주는 악영향 요인이 늘기 시작했다. 통화정책 방향 선회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때란 징후다. 주식시장과 환율도 안정돼야 한다. 금리 인하 결정에서 물가만큼 고용시장 비중 또한 높아진다. 다만 금융 시장에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 잘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질지 모른다. 집값 상승 우려 등 고려할 사항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국내 여건은 금리 인하를 가리킨다. 물가 동향과 국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살펴 금리 인하 사이클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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