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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초월 '버추얼 아이돌’…플레이브서 나이비스까지, K팝 새 장르 급부상

‘플레이브’, 멜론 ‘톱 100’ 1위…엔터 산업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

입력 2024-09-11 06:00
신문게재 2024-09-12 6면

메이브2
넷마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선보인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 (사진=메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버추얼 아이돌(가상 아이돌)이 K-팝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이 결합된 이들은 현실에서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영향력을 선보이며 음원과 지식재산권(IP) 사업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가 데뷔곡 ‘던(Done)’을 발표했다. 나이비스는 그간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의 조력자 역할에 그쳤지만, 회사가 버추얼 IP 센터를 구축하면서 독자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버추얼 아이돌의 새 지평을 연 그룹으로는 ‘플레이브’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지난해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제작한 5인조 보이그룹이다. 지난 3월 지상파 음악방송 ‘쇼! 음악 중심’ 1위에 이어 지난달 멜론 ‘톱 100’ 차트 1위에도 오르며 ‘버추얼 아이돌 최초’라는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발표한 신곡은 르세라핌, 비비 등 인기가수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플레이브의 성공을 지켜본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앞다퉈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나이비스뿐만 아니라 하이브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을 공개했다. 플레이브는 디지털 캐릭터를 앞세운 실재 인간 본체가 따로 있다면 나이비스와 신디에잇은 AI 자체가 본체다. 특히 신디에잇은 하이브의 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에서 제작돼 AI로 멤버들의 목소리를 구현, 노래를 자동 가창할 수 있다.

넷마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도 AI가 800개의 인간 목소리와 표정을 학습해 고유 캐릭터를 구축했다. TTS(텍스트 투 스피치) 기술을 활용해 영어 콘텐츠도 제작한다.

버추얼 아이돌은 상호작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까지 뒤집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 트위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상통화 팬싸인회를 하며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3년 음악산업백서’를 통해 펜데믹 기간 아바타 제작 기술, 페이셜 트래킹 기술, 저렴한 VR 기기의 등장으로 버추얼 아이돌의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버추얼 아이돌은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고, 딥러닝을 통해 사람과 흡사한 외형, 행동양식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플레이브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버추얼 아이돌의 시장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버추얼 아이돌·유튜버 시장은 지난해 10억 8279만달러에서 오는 2029년 40억 4433만달러(약 5조 4400억원)까지 3.7배 가량 커질 전망이다.

실제 플레이브는 지난 4월과 다음 달 개최하는 팬 콘서트를 10분 만에 전석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플레이브 등 버추얼그룹 세 팀의 팝업스토어는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며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버추얼 아이돌의 IP를 활용한 웹툰, 웹소설, 게임 등이 잇따라 나오며 장르 확장성도 커지고 있다. 메이브는 데뷔 당시 카카오웹툰에서 그룹의 세계관을 담은 ‘메이브: 또 다른 세계’를 공개했고, 국내 연재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을 넘었다. 웹툰은 일본, 대만, 태국을 넘어 프랑스 등 유럽까지 진출했다. 넷마블은 자사 게임 ‘피라곤:디 오버프라’ 캐릭터와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신규 영웅으로 메이브 멤버를 추가하며 IP를 확장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버추얼 아이돌은 기획사 입장에서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리스크 등 관리 차원의 리소스도 덜 들어간다”면서 “버추얼 아이돌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대중들의 가상 캐릭터에 대한 감수성’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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