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사람 추기경’ 포스터. (마인틴 픽쳐스 제공) |
지난 14일부터 4박 5일 동안 한국에 머물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메시지는 평화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다.
세월호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안부 할머니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는 교황의 모습은 전 국민을 감동시켰다.
교황처럼 평생 남을 위해 살아온 이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다. 시복식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교황을 본 이진명(33)씨는 “세월호 유족을 위로하는 교황에게서 과거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던 김수환 추기경이 생각났다”며 그를 회상했다.
교황의 방한과 발 맞춰 개봉 3주차에 들어선 다큐멘터리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400만 관객을 돌파한 ‘명량’의 파죽지세에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
김 추기경은 죽는 순간까지 소통과 헌신을 가슴에 안고 살다 간 인물이다. 늘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해 기도했고 ‘고맙습니다, 서로사랑 하세요’라는 유언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전파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살아 생전 모습. (마인틴 픽쳐스 제공) |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봐요?”
김 추기경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물음이다. 그가 선종하기 전 1000일간 기록을 담은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동행한다.
작품은 김 추기경 생전 모습과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그의 음성으로 직접 듣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치 생전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자연스레 김 추기경 물음에 대한 저마다의 답을 찾게 된다.
‘8남매 중 막내, 혈액형 AB형, 왼쪽 귀가 거의 안 들림, 콧바람 소리가 매우 큼, 심한 불면증 있음, 간혹 무뚝뚝함.’
작품 속 주인공은 추기경이 아닌 인간 김수환이다.
전성우 감독은 “과장되고 포장된 모습이 아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직접 만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김 추기경 선종 5주기를 맞아 개봉한 ‘그 사람 추기경’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대작들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파 중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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