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검찰청에서 일반직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서모(31)씨는 결혼과 함께 직장인 서초역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 떨어진 사당역 인근에 신혼살림을 차리기로 했다. 하지만 아내와 함께 모은 돈 2억5000여만원으로 사당역 근처의 아파트를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전세금에도 한참 모자라는 자금으로 고민하던 서씨는 결국 알아보던 아파트 인근의 면적 82㎡ 신축빌라를 은행대출을 끼고 3억2000만원에 구입했다. 서씨는 “빌라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하고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적어 매우 만족한다”며 “오히려 아파트보다 사당역에서 가까워 출퇴근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전세대란’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치솟던 아파트 전셋값은 이제 수도권 전역에 해당되는 얘기가 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수원·하남·용인시 등의 평균 전세가율은 70%에 육박했다.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경기 화성시의 평균 전세가율은 이미 80%를 넘은 상황이다.
이에 빌라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아파트 전세의 매력적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빌라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빌라의 매력은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싼 가격에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신축 아파트 면적 82㎡의 평균 매매가격은 6억8000여만원, 전세가는 5억4000만~6억1000만원이다. 반면 같은 면적 빌라의 평균 매매가는 3억2000만~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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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빌라연구소 김세전 대표는 “입지가 좋고 상권이 근처에 있는 물건은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관리비 또한 저렴하다. 전용면적 51㎡ 신축 아파트의 관리비는 주민공동시설(엘리베이터 등) 운영비 등으로 난방비를 제외하고도 월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같은 면적의 빌라 관리비는 월 2~3만원 안팎이다. 최근 새로 지어지는 5층 이상 빌라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운영비가 붙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월 ‘1만원’ 가량에 청소비 등의 관리비가 모두 해결된다.
빌라는 현재 오피스텔, 다가구 주택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대열에 합류 중이다. 수도권 역세권 지역에 신축빌라들이 들어서며 입지면에서도 좋은 조건을 선점하고 있다.
빌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하 빌연사)의 이충훈 대표는 “최근 오피스텔보다 수익성이 좋은 빌라가 전체의 10%를 상회하고 있다”며 “연 5~7%의 평균 수익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충훈 대표는 빌라로 월세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선 ‘금융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축빌라를 분양 받을 때는 좋은 입지에 위치한 ‘잔여세대’를 찾아봐야 한다. 계약해지분과 회사보유분 등의 잔여세대 물건은 일반분양 물건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빌라 물건을 최대한 싸게 사야 한다는 것이다.
빌라가 갖는 원천적인 취약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가치투자연구소 양철승 대표는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떨어지는 ‘환금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기준, 자치구별 평균 아파트 비율은 60~70%에 달하지만 빌라 등 다가구주택의 비율은 15~20%에 불과하다. 수요자들의 선호도 탓이다. 빌라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 힘든 주택이다. 신축빌라를 분양받는다면 최소 5년은 보유해야 가치의 변화가 매매가에 반영된다.
주차시설 등 주변 편의시설의 부족도 빌라가 향후 해결해야만 할 과제다.
이충훈 빌연사 대표는 “빌라 등 다가구주택의 법적 주차시설 비율은 가구당 자동차 한 대”라면서 “그러나 편법으로 건축물을 신고해 가구 수를 늘리는 건물주가 많아 실제로는 두 가구당 한 대 꼴”이라고 말했다.
주변 편의시설이 부족한 빌라는 매매·전세가가 저렴하다. 가격은 싸지만 이 경우 앞서 언급한 ‘취약한 환금성’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 대표는 “무조건 싼 물건만 찾아선 안 되며 빌라의 가치에 맞는 투자는 필수”라고 조언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