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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시작하고 현대·SK까지 확산된 '지배구조 개편'

입력 2015-04-20 18:21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과거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이 계열분리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최근 재계에 이어지는 개편 작업은 철저한 ‘생존형’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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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단행된 삼성 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그룹 방위사업·석유화학사업 등 4개 계열사 매각,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 합병 등은 모두 그룹 단위의 체질 개선을 통한 사업 경쟁력 확보가 주목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20일 발표된 SK㈜와 SK C&C간 합병 역시 투명성과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앞장 선 것은 역시 삼성그룹이다. 최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이의 결과물로 나온 것이 삼성테크윈 등 4개사를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한화그룹과의 빅딜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이 최근 들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삼성그룹이 선두에서서 지배구조개편을 서두르자 나머지 그룹들도 서둘러 ‘삼성 묻어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의 경우 지난 2007년 4대 그룹 중 LG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SK㈜를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해 그룹 규모를 2배 넘게 키웠지만 일각에서는 SK C&C가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한다는 이유로 SK C&C를 ‘사실상의 지주회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보다 단순하면서도 신속히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이에 더해 최태원 회장의 장기 부재로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역성장하는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요구돼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SK㈜와 SK C&C 양사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결정한 것은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 옥상옥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SK㈜의 자금력과 SK C&C의 글로벌 사업기회를 합쳐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편 바람은 재계 트렌드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는 것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려는 목적에서 지난 1986년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순수지주회사의 설립 및 전환을 금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부터 순수지주회사로의 전환이 허용됐지만 4대 그룹 중에는 LG와 SK만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을 뿐이다.

때문에 일부 대기업과 중견 기업에는 여전히 순환출자에서 비롯된 복잡한 지분 구조가 상존하고 있다.

이를 단순화할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고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 현대차, SK에서 진행된 지배구조 개편도 이같은 방향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임상혁 전경련 홍보본부장은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이 합병을 단행하고 있다”며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기업들의 자율적인 합병은 바람직하고 이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합병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문제”라며 “사업재편지원 특별법 등을 제정하는 게 필요하고,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도 일정한 양보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상현 기자 moongarden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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