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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오피스텔… '강서구 마곡지구' 소형 주거시설 공급과잉 우려

입력 2015-04-21 16:06

서울시가 첨단산업 육성지로 선택한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산업시설이 아닌 ‘오피스텔’ 과잉공급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나아가 시의회는 오피스텔 수요를 핑계로 마곡지구의 땅이 서울시 부채탕감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날까지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총 1만2100가구다. 이 중 614가구가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올해까지 마곡지구에 입주가 예정돼 있는 오피스텔은 3673실로 조사됐다.

마곡지구는 대우조선해양과 LG그룹, 코오롱 등 50여개 기업, 16만명의 상주인구를 배후수요로 둔 서울 최대 첨단산업지구로 조성될 계획이다. 지난 2013년 이 지역 내 오피스텔 분양이 시작된 시점부터 과도한 공급에 대한 논란은 있어왔지만, 올들어 본격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대부분 산업단지가 2019~2020년 입주가 예정돼 있는 것에 비해 오피스텔은 당장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2017년이 가장 늦은 입주시기이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동산팀장은 또 “지난 2013년 송파구 문정지구와 흡사한 상황”이라면서 “당시 오피스텔 3000실의 입주시기가 겹치면서 투자수익률이 약 2%까지 폭락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수요자 대부분이 수익형부동산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이 같은 문제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대부분이 원룸 형태의 소형으로 구성되는 것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 중 분양면적 26㎡ 이하의 소형이 전체의 8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기업 입주 시점와 오피스텔 입주 시점이 크게 차이나는 현재, 1인 가구 직장인을 수요층으로 삼는 소형 오피스텔이 대부분이라면 단기간에 슬럼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오피스텔 과잉공급 사태는 서울시가 상업 및 업무 용지에 오피스텔 건축을 허가한 탓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15일 우미경 서울시의회 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은 임시회 기간 중 진행된 시정질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는 산업단지를 육성해야 할 마곡지구의 상업·업무용지를 분양이 잘 되는 오피스텔 건축 목적으로 매각해 시의 부채탕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지금까지 마곡지구는 계획에 따라 잘 개발되고 있다”면서도 “오피스텔 건축허가 제한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관해 우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마곡지구의 주거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도시계획을 설정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눈 앞의 상황만 보고 업무용지를 매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넘쳐나는 마곡지구에 새로운 주거시설이 들어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기업 입주가 완료되는 2020년에 입주를 마치는 오피스텔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급될 것”이라면서 “마곡지구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인근 강서구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중형 오피스텔의 공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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