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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보험사 광고… '공포' 지우고 '희망' 전한다

입력 2015-05-05 17:56

“내일 당장 어떤 위험이 생길지 모릅니다. 이래도 보험에 가입 안 하시겠습니까.”



그동안 국내 보험사들이 광고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했던 메시지다. 어떤 어려움이 발생할지 모르니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을 광고한 것. 이 때문에 광고업계는 보험사 광고를 ‘공포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들어 보험사 광고가 변하고 있다. 보험 가입을 하지 않으면 위험에 대처할 수 없다는 내용을 벗고 보험에 가입했기에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 광고
미래에셋생명 광고 장면. (사진제공=미래에셋생명)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보험사 광고마케팅 전략이 공포가 아닌 희망으로 변화하고 있다. 좀 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 ‘희망’과 함께 고객의 미래와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과거 보험사 공포마케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노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비참한 미래를 맞게 된다는 것이었다. 보험사들은 특히 수입이 있는 현재 투자나 연금 등 노후대비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노후를 불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설계사들은 역시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가 불안하고 국민연금도 위험하기 때문에 사적연금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보험 광고 트렌드는 노후대비로 즐거운 노후를 보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절망’보다는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월 ‘변액보험’에 대한 극장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는 기존 변액보험 광고처럼 수익률을 강조하거나 노후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모델이 나와 신나는 춤을 추고 있고 배경에는 ‘지금 여러분은 든든한 노후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춤을 보고 계십니다’라는 메시지만 전달한다. 광고 막판에는 당신의 행복한 미래를 생각한다는 내레이션만 흘러나올 뿐이다. 이를 본 금융소비자들이 신나는 춤과 함께 나도 노후에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 광고 메시지가 고객들에게 잘 전달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광고가 다양한 곳에서 패러디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방영된 ‘SNL 코리아’ 예고편에서는 ‘지금 여러분은’, ‘보고 계십니다’라는 문구가 그대로 나왔으며 카피 배치 형태 역시 같았다.

또한 경북지방경찰청 보이스피싱 방지 교육 및 홍보 영상은 경찰관이 춤을 추는 점, 광고카피의 형태, 배경음악까지 미래에셋생명의 광고가 그대로 사용됐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패러디가 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목받고 있는 뜻 아니겠냐”며 “이 광고는 민무늬 배경에 카피라이트를 전면해 배치해 주목도를 높였다”며 “배경음악은 유명한 곳을 록버전으로 편곡해 한층 더 익숙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도 ‘당신답게 오늘을 사세요’라는 광고로 고객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따듯한 잔소리’ 캠페인 일환으로 시작된 이 광고는 ‘아픔 없이 성공 없다’, ‘1년만 미쳐라’처럼 사회적 압박에 대해 미래를 위한 오늘의 희생보다 자신만의 가치 기준에 따라 현재에 충실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광고 이전에 비해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3배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신한생명은 ‘신씨네 가족’이라는 영상을 통해 고객의 살맛나는 인생에 회사가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신한생명 브랜드 슬로건인 ‘따뜻한 금융’에서 출발한 이 광고는 고객과 함께하는 ‘인생 동반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 마케팅 전달 방식이 공포에서 희망으로 바뀐 것은 보험사의 광고에 대한 규제가 변해서다. 올 1월부터 ‘보험 혁신 및 건전화 방안’에 따라 보험업법 시행령이 변경됐다. 시행령에 따르면 보험상품의 이미지 광고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보험료나 보험금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 없이 보험상품의 개략적인 이미지만을 노출하는 보험상품 이미지 광고 범주를 신설됐다. 보험료, 보장사항 및 보험금 등 예시를 생략할 수 있으며 상품의 필요성 등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만을 1분 이내에 안내가 가능하다.

따라서 보험사들이 다양한 이미지 마케팅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보험상품의 주요 특징에 대한 안내시 이와 연계되는 보험소비자에게 불리한 사항은 반드시 같이 안내해야 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보험상품 광고는 ‘꼭 안내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지루한 광고가 많았다”며 “이미지 광고가 활성화되면 보험사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주력상품 알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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