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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시장, 화석연료 경쟁력 '맹추격'

입력 2015-05-05 15:05

폴리실리콘, 모듈 등 태양광발전 핵심소재의 공급과잉으로 업계 내 치킨게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현재의 태양광 시장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품 단가 하락은 과거와 같은 과잉 공급의 이유보다 기술력 향상이라는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같은 제품 단가 하락으로 태양광 산업이 화석연료 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이른바 ‘그리드 패러티’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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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이 미국 2014년 4월 인디애나폴리스 Maywood에 10.86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사진제공=한화큐셀)

5일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모듈 등 태양광산업 핵심소재 가격은 2008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 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수요는 좀처럼 늘지 않았고 공급과잉에 시달리던 많은 업체들은 버티지 못해 파산하거나 사업에서 손을 뗐다. 태양광 수요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한 때 kg당 300달러까지 치솟아 공급 부족을 걱정했지만 현재는 20달러 안팎까지 내려갔다. 제품 단가가 이처럼 낮아지는 가운데,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규모를 늘려왔고, 이를 바라보는 외부에서는 치킨게임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져 왔다.

하지만 정작 태양광 업계 내에서는 1차 구조조정을 마친 현재 시점에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치킨 게임이 아닌,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리드 패러티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란 태양광·풍력 등 대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드는 발전원가가 원유 등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시점을 말한다.

조준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실 박사는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의 업계를 과거처럼 치킨게임이라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지금 단계에서 태양광 산업은 내부적인 경쟁보다 기존의 화력, 원자력 발전에 대한 경쟁을 내다봐야 한다”며 “과거에는 치킨게임으로 인해 모듈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지금은 그리드 패러티를 향한 가격과 기술 경쟁력 제고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에서는 이미 1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 없는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았고, 대부분 규모가 있거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업체들이 살아 남았다”며 “태양광 발전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제품 생산량도 늘어나는 게 맞다. 오히려 재투자 시기가 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역시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제품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원가가 낮아진 만큼 화석연료 발전과 경쟁할 여지가 생기는 것은 시장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태양광 대표 기업인 한화는 올해 폴리실리콘은 1만톤에서 1만5000톤으로, 셀(3.28GW)과 모듈(2.2GW)은 각각 3.4GW, 3.8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공급과잉이나 치킨게임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경쟁자는 태양광 업체가 아닌 전기”라며 “가격이 떨어짐으로써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전력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면 산업 전반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태양광처럼 두 자리 퍼센트로 성장하는 산업도 드물다”며 “시장에 대한 성장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 성과는 곧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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