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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강북 가로수길' 연남동, 유동인구에 '웃고' 임대료에 '울고'

입력 2015-05-05 16:08

‘제2 강북 가로수길’로 불리고 있는 연남동 인근 지역이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주말이나 저녁이 되면 인근의 커피전문점과 음식점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말이 부동산 시장에서 돌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이곳 세입자들의 고통도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휴일을맞아경의선철길숲에나온시민들

휴일을맞아경의선철길숲에나온시민들

 

5일 이른 아침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오자 옛 경의선 철길을 공원으로 리모델링한 ‘경의선 철길 숲’이 한눈에 들어왔다. 휴일 이른 아침인 탓인지 소문과는 다르게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침식사를 위해 철길 숲 인근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손님이 많은 이유를 묻자 “게스트 하우스가 많아 외국인들이 많이 오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며 “최근 이 일대가 조용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동네로 인식되면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남동 주택가 골목길에 위치한 I 커피전문점 점주는 “평일에는 뜸하지만 주말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며 “주 연령층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라고 소개했다.

휴일을 맞아 연남동을 찾았다는 김형택(28)씨와 강아름(26)씨 커플은 연남동을 찾는 이유에 대해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많아 다른 카페에 비해 편안한 분위기라 주말에 많이 찾는다”며 “골목길 안에 숨은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도 유동인구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인근 H 부동산 관계자는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았던 동네였지만 지금은 웬만한 돈으로는 이 곳에서 집 사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며 “최근 몇 년 사이 강남권 자금이 대거 유입돼 가격이 올랐고 집 주인들이 눈이 높아져 매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S 부동산 관계자는 “홍대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높은 임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연남동 인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기존 홍대상권과 멀지 않고 단골이 확보된 가게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데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렸고 벌써 장사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휴일맞아시민들몰린동진시장옆길
휴일맞아시민들몰린동진시장옆길

 

연남동 3년차라는 A 퓨전음식점 사장 김규민씨는 “1년 전 재계약 당시 집주인이 처음 계약금에 2배 가량을 불러 당황했지만 주변시세를 알아보니 이미 2~3배가량 올라있어 은행 대출을 받아 재계약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골손님도 있고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들이 늘어 어느 정도 감당이 되지만 요식업은 경기를 타는 업종이고 계속 임대료가 오르면 (음식)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 손님 끊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남동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기준으로 연남동 치안센터까지 경의선 철길 숲 양 옆으로 형성된 상가의 가격은 3.3제곱미터 당 6000만원에서 7000만원 형성돼 있고 연남동 동진시장을 기준으로 기사식당들이 밀집한 거리까지는 평균 4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가 월세는 각 상가마다 다르지만 약 200만원에서 300만원선에서 계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높은 임차료로 홍대상권에서 밀려난 상권이 연남동에 자리 잡았는데 이 지역도 시장경제 논리에만 맡겨두면 임대인들이 또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건물주와 세입자들 간의 표준임대협약을 맺어 상생하고 지자체에는 이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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