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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특급호텔… '객실 공실률'에 속앓이만 하는 이유는

입력 2015-05-05 16:40

호텔업계가 늘어가는 객실 공실률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5성급 이상 특급호텔들은 공실이 늘더라도 객단가 유지를 위해 이른바 ‘떨이판매’를 할 수 없어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다. 더불어 향후 호텔이 추가 확충될 것으로 보여 호텔업계 근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 대다수의 평일 공실률은 전년 보다 15~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보지식시스템에서 공실률 통계 업무를 호텔관광업협회에 이관한 탓에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업계는 공실률이 늘어났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이들은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특급호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특급호텔업체들의 실적도 급감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경우 지난 2013년 8월 대대적인 객실 리모델링 공사를 했지만 공실률은 더욱 늘었고 2년 연속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라스테이 객실 내부 전경.
신라스테이 객실 내부 전경.(사진제공)=신라스테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 1분기 호텔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 126억 원을 기록,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면세점유통사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527억 원, 430억 원을 기록해 1분기 총 매출액(8285억 원)과 영업이익(336억 원)은 증가했다. 호텔신라 수익의 90%를 면세사업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쉐라톤 호텔과 W 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SK네트웍스는 면세부문을 포함해도 지난해 당기 순익 1200만원을 기록, 전년(84억원)보다 무려 83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전년 226억원에서 54% 감소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면세점 리노베이션 공사대금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해 이익이 줄었다"면서 "호텔 경영 부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총 매출액 대비 호텔사업부문 비율은 10.4%인 반면 면세사업부문 매출 비율은 2012년 80.9%에서 꾸준히 늘어 작년 83.7%(3조9494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447억원을 웃돌던 호텔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24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특급호텔들이 객실 요금을 할인 판매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통상 호텔은 객실 매출에서 법인과 여행사를 상대로 한 B2B 매출 비중이 높다. 남는 객실을 일반인들에게 ‘떨이’로 판매하면 여행사나 법인에도 그만큼 더 객실단가를 더 깎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대다수 호텔은 비즈니스 고객(법인)과 여행사 비중이 최소 50% 이상”이라면서 “개인 고객을 떨이 판매를 하게 되면 고정고객인 여행사 등 법인을 대상으로 한 객실단가도 그만큼 떨어져 실적 개선 효과는 미미하고 객단가만 노출해 호텔 이미지만 깎아 먹을 우려가 있다”고 귀띔했다.

 

신라스테이 외부 전경.
서대문 신라스테이 외부 전경.(사진제공)=신라스테이

 

이러한 이유로 특급호텔들은 최근 가격대를 낮춘 비즈니스 호텔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일 신세계조선호텔은 첫 비즈니스 호텔 개장과 동시에 오는 2017년 신세계 본점 부근에 또 다른 비즈니스 호텔 설립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2009년 비즈니스 호텔 시장에 진출한 롯데호텔은 현재 서울 시내 3개의 비즈니스 호텔을 운영 중이며 올해 부띠끄형 호텔 ‘L7’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 역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3년 동탄, 지난해 역삼에 문을 연 데이어 올해 서대문과 마포 등 서울 시내 두 군데에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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