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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물산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장기소송전 우려

물밑선 세 모으기 총력전 전망
합병 결정시 ISD까지 번질 수도

입력 2015-06-09 18:48

삼성물산 앞날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9일 이번 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물산 서초사옥 모습(연합)

 

브릿지경제 유혜진 기자  =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기습적으로 삼성물산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다음달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갑자기 법적 싸움으로까지 전개되는 양상이다.



엘리엇은 9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며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주주명부 폐쇄 직전 엘리엇의 기습적인 조치가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주주명부 확정 기준일은 11일로, 다음달 열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이날까지 주식매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주가추이_흰배경

시장에서는 엘리엇이 가처분 신청까지 한 만큼 향후 합병이 결정된다면 더 큰 법정 싸움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며 “모든 걸 불사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법상으로 이번 합병 비율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삼성이 유리하다”면서도 “갈등이 길어져 엘리엇이 이번 소송에서 지고 난 뒤 주주총회 무효 확인 소송을 다시 제기하거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까지 벌이면 삼성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삼성물산 주총은 그대로 진행된다. 따라서 삼성물산은 물론 엘리엇도 합병 승인을 위해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합병 승인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이 가진 삼성물산 지분은 2대 주주인 삼성SDI 7.39%를 비롯해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 삼성복지재단(0.15%), 삼성문화재단(0.08%), 삼성생명(0.16%) 등 총 13.99%다. 삼성물산이 자사주 5.76%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제한돼 표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엘리엇은 7.1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지분 0.35%를 가진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도 삼성물산 가치에 비해 합병 비율이 너무 낮다며 불공정한 합병가격이 조정되지 않으면 합병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도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주권을 엘리엇에 위임하겠다면 엘리엇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지분율 30%가 넘는 외국인 세력도 엘리엇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캐스팅보드는 지분 9.79%를 가진 1대 주주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물산이나 엘리엇 모두 국민연금의 협조가 절실한 이유다.

그나마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 삼성에 위로가 될 만하다. 아직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5만7234원보다 삼성물산 주가가 높기 때문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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