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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엘리엇' 주총 표대결만 남아…합병 무난히 진행될 가능성

입력 2015-06-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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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18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엘리엇은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연합)

 

브릿지경제 김민주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두고 삼성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첫 전면전 결과가 금주 중 나오게 된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제기한 두 가지 가처분 신청(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주식처분 금지)에 대해 법원의 심리 결론이 늦어도 내달 1일까지는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늦어도 내달 2일까지는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1일 이전에 심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단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두 건의 가처분 신청 모두 엘리엇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는 전망일 뿐 최종 판단은 법원이 결정한다. 따라서 두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만약 법원이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 중 어느 하나라도 들어준다면 판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 시장에서는 판결 결과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 삼성 2승, 남은 것 표 대결뿐

업계의 의견이 가장 많이 모아지는 시나리오는 법원이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도 모두 해결됐기 때문에 삼성물산은 예정대로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매각한 자사주도 의결권이 발생하게 된다. KCC로 넘긴 자사주의 의결권이 살아나면서 삼성물산 우호지분은 20% 정도로 늘어난다. 합병 안건 통과를 위한 절대적인 지분율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진다고 했을 때도 삼성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합병비율을 계산, 자사주를 KCC에 매각했기에 가처분 신청은 기각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따라서 7월 17일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열리게 되고 합병 찬반을 위한 표결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원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엘리엇이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엘리엇이 합병 결의 무효 소송이나 자사주 매각 무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삼성 1승 1패라면 주총소집 이겨야

삼성이 두건의 가처분 신청 중 하나만 이길 수 있다면, 주총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이겨야 한다. 이 가처분 신청에서 지면 예정된 주총 자체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늦춰질 수밖에 없고 엘리엇은 본안 소송 준비 등 삼성물산을 압박하는 수순을 여유롭게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총 자체를 막아달라는 엘리엇의 요구는 사실상 법리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시장의 이목은 자사주처분 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법원이 자사주처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주총은 수순대로 진행되지만, KCC의 ‘백기사’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삼성물산은 우호지분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이를 대비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물산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합병 찬성 의결권 위임 권유 공시까지 하면서 공식적으로 세 규합에 나선 상태다.

현재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은 KCC의 5.96%(삼성물산 자사주 물량은 5.76%)를 포함해 19.95%. 반면 엘리엇의 지분은 7.12%지만 엘리엇 입장에 공감을 표시한 네덜란드 연기금과 삼성물산 소액주주 카페 회원 등 지분까지 합치면 삼성물산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를, 외국인은 11%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처분이 금지됐을 경우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이유다.


◇삼성 2패, 법원 수용 가능성 희박

만에 하나 법원이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그룹은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합병 안건을 처리할 주총 자체를 열지 못한다. 이의 신청을 내서 상황을 해결하기엔 주총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쉽지 않아 합병기일을 미룰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애국주의’ 문제를 떠나 엘리엇이 제기한 두 가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모두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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