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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30대 이하 10명 중 6명 "자녀 꼭 안낳아도 돼"… 저출산시대 해법은?

[금주의 경제학]

입력 2016-03-16 07:00

결혼과 출산, 연애를 포기하는 '삼포세대', 포기할게 남지 않았다는 'N세대'. 최근 청년들의 수난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신조어다. 특히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출산율 하락과 평균 수명 연장 등 원인으로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한국도 오는 2026년에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한국인들은 왜 출산을 포기하는 것일까.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에 대한 효과는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것일까. 저출산에 대한 인식과 출산 장려책에 대한 시민들의 전반적 인식을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를 통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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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우선 저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적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가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대부분의 응답자(96.5%)는 자녀의 출산은 부부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바라보는 세대간 인식차이가 매우 컸다. 출산 시기를 맞은 젊은 층(20·30대)은 10명 중 4명만이 결혼을 했으면 자녀가 있는 것이 당연하고(40.9%), 결혼을 하면 자녀는 꼭 낳아야 한다(37%)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고연령층일수록 결혼을 하면 자녀가 당연히 있어야 하고(40대 46%, 50대 63.6%), 자녀는 꼭 낳아야 한다(40대 39.2%, 50대 51.6%)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요즘 사회가 아이를 낳기 좋은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응답자(13.7%)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혼한 부부들이 아이를 낳을지를 결심하는 데 있어서 우리 사회의 여건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희망하는 자녀의 수를 살펴보면 경제적 여건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출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먼저 현실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2명(43.2%) 또는 3명(30.6%)의 자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실을 고려했을 때는 1명(32.3%) 또는 2명(37.8%)의 자녀를 희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예 낳지 않는 것이 낫다(23.8%)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자녀를 안 낳는 것이 낫다는 생각은 특히 미혼자(33.3%)와 20대(28%) 및 30대(31.6%)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하고 있었다.

자녀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미혼 응답자의 경우 양육비 부담(58.9%, 중복응답)과 교육비 부담(44.9%)을 주로 꼽았다. 그만큼 경제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저출산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부부만의 자유로운 삶을 원하고(38.3%), 수입이 불안정하며(32.7%), 노산 위험 및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25.2%)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녀계획이 없는 기혼자들은 현재 아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65.7%, 중복응답)과 함께 교육비 부담(50.3%), 노산 위험 및 건강상의 문제(49.7%), 양육비 부담(47.4%)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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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정책 해법…경제적 지원, 육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절실’=이번 조사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가 현재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정책적 과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출산장려’를 위해 가장 먼저 펼쳐야 할 정책으로 대부분이 보육비와 교육비 등 경제적 지원(73.5%, 중복응답)을 첫손에 꼽은 것이다.

전 연령층에서 경제적 지원(20대 73.2%, 30대 73.2%, 40대 78.8%, 50대 68.8%)이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할 만큼 출산 및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출산 이후 여성이 원활한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고(61.8%), 산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육아 휴가 등 육아를 위한 휴가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49.3%)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영·유아 보육시설을 더 확대해야 한다(42.6%)는 주장도 상당히 많았다.

다만 육아관련 휴가의 보장은 기혼자(41.9%)보다는 미혼자(58.7%)가, 영·유아 보육 시설의 확대는 미혼자(38.5%)보다는 기혼자(45.8%)가 그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 현재 결혼 여부에 따라 출산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결혼 및 출산, 일과 관련한 여성의 이상적인 모습으로는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고, 일도 계속하는 것(42.5%)이라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일단 퇴직을 한 후 추후 자녀가 성장했을 때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견(33.1%)도 적지 않았다.

그에 비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으면 일을 그만 두고 육아에만 전념하거나(7.2%) 결혼을 하지 않고 계속 일을 하거나(6.7%), 결혼은 하되 자녀는 낳지 않고 일을 계속하는(6.2%) 모습을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적은 편이었다.

결국 대다수의 여성이 출산 이후에도 자신의 일을 하기를 바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여성이 마음 놓고 출산과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특히 직원들의 출산 및 양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할 기업들의 자녀출산 및 양육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전체 10명 중 단 1명(9.5%)만이 현재 본인 또는 가족 구성원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자녀출산 및 양육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의문을 나타냈다. 응답자의 28.6%만이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단 3.4%뿐이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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