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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도깨비 파이터 오브레임, 까다롭지만 만만

입력 2016-04-09 14:04

 

오브레임
알리스타오브레임(36·네덜란드).(스포티비 영상 캡처)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은 UFC 헤비급에서 가장 전력을 파악하기 어려운 선수다.

 

최근 성적도 좋고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지만 약점 또한 뚜렷해 갑자기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방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헤비급의 특성상 누구에게나 이길 수도 질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UFC에 입성할 때까지만 해도 오브레임은 당장이라도 챔피언 라인에 도전할만한 거물로 평가받았다. 당시 UFC는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헤비급)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있었는데 오브레임은 이런 구도를 깰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타 단체들을 줄줄이 평정하고 왔기 때문이다.

 

UFC 입성 전 오브레임은 종합무대에서 치른 11경기에서 10승 무패 1무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거기에 입식무대 K-1에서까지 정상권 활약을 벌였던 선수라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UFC 입성 초창기 오브레임은 강력한 압박형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했다. 터질 듯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정면 화력 대결에서 이겼다.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다양한 테크닉은 인정받았던 선수였고, 그런 스킬을 이어줄 파워를 장착하니 날개 달린 호랑이나 다름 없었다. 기술자가 파워까지 갖추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데뷔전에서 브록 레스너(38,미국)를 화끈하게 때려눕힐 때까지만 해도 오브레임의 압박 스타일은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약물문제가 불거졌고 그 때문인지 특유의 파워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파워가 줄어든 오브레임은 다시금 기술적인 스타일로 승부했지만 안토니오 실바, 트레비스 브라운에게 연달아 역전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프랭크 미어와의 ‘화학대전(?)’에서 승리하며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벤 로스웰(35,미국)의 맷집과 파워 앞에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만다. 오브레임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약물검사가 더욱 강화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상당수 선수들이 예전의 무시무시했던 파워와 체력을 잃는 모습을 노출했고 그런 상황에서 오브레임의 운영형 파이팅이 빛을 발한다. 오브레임은 스테판 스트루브, 로이넬슨, 산토스 등을 차례로 격파하며 3연승으로 다시금 정상을 노릴만한 위치까지 올라왔다.

 

난적으로 평가됐던 산토스를 TKO로 무너뜨렸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오브레임이 한창 맹위를 떨치던 시절에도 산토스에게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산토스는 오브레임 못지않은 파괴력에 매우 탄탄한 맷집과 체력을 갖춰 정면에서 화력 충돌이 가능했다.

 

그러나 오브레임과 맞붙었던 최근의 그는 예전의 강력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UFC 전반에 깔려있던 약물 문제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현재 오브레임의 스타일은 매우 까다롭기 그지없다. 본래 좋았던 스탭을 적극적으로 살리며 사우스포와 오소독스를 수시로 오가는 스탠스에 가드까지 신경 쓰다보니 정타가 어렵다. UFC 입성 초창기에 비해 자신의 맷집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선 디펜스-후 공격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거기에 특유의 클린치 파이팅은 여전하다.

 

오브레임의 최근 연승 행진에는 이러한 잘 맞지 않는 파이팅 스타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불안한 내구성에 대한 약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이는지라 파워풀한 상대를 만나면 늘 불안한 분위기가 형성되고는 한다. 압박과 운영 사이에 놓인 오브레임이 어디까지 치고 나갈지 주목된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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