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맥그리거 vs UFC 힘겨루기, UFC 200 홍보 위한 밀당?

입력 2016-04-24 09:03

2016042001001227400054371
코너 맥그리거(연합)

UFC 197 대회를 앞두고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와 UFC측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최근 맥그리거는 역사적인 UFC 200대회를 앞두고 주최측에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피력하는 파격적인(?) 행동을 보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맥그리거는 야심차게 출격한 슈퍼파이트에서 네이트 디아즈(30,미국)에게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좀비복싱과 주짓수로 무장한 베테랑 파이터라는 점에서 결코 약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당초 붙기로 했던 상대가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1,브라질)였고 디아즈는 갑작스럽게 훈련도 못한 상태에서 대타로 출격한 상태로 패배의 맛이 더 썼다.
 
만약 UFC 200에서 예정되어 있던 2차전마저 패한다면 맥그리거는 난감한 입장에 봉착할 수도 있다. 안요스는 물론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34,미국)까지 노리고 있음을 공공연하게 내비쳤던 만큼 비웃음거리로 전락할 우려도 있었다.
 
실력에서 한계를 보인다면 제 아무리 입담이 좋아도 마우스 파워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상품성도 흔들리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디아즈와의 2차전은 꼭 이겨야 하는 입장이었다. 맥그리거 역시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는 기색이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훈련에 집중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가운데 갈등의 씨앗이 만들어졌다.
 
맥그리거 입장에서는 당장의 승리가 절실해 훈련이 가장 중요했지만 주최측은 달랐다. UFC 200의 홍보를 위해 1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거금을 투자했다고 밝혔던 만큼 맥그리거를 홍보의 최전방에 세우길 원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톡턴, 뉴욕으로 이어지는 기자회견 투어, 여러 가지 홍보 영상 촬영 등의 촘촘한 프로모션 스케쥴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맥그리거는 주최측 행보에 불만을 터트렸다. 자신의 SNS를 통해 “젊을 때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고마웠다”라는 트윗을 남기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 당시 맥그리거의 은퇴 언급 트윗은 NBA(미 프로농구)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은퇴 트윗의 리트윗 숫자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끌어 모았다.
 
맥그리거는 지나치게 빡빡한 주최측의 홍보 스케줄에 불만이 드러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많은 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여기저기 홍보행사를 따라다니다 보면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리듬도 깨질 수 있다. 영리한 맥그리거는 직접적으로 돌직구를 날리기보다 한바퀴 빙 둘러서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주최측도 화가 났다. UFC는 어떤 스포츠 단체보다도 주최측의 힘이 강한 집단이다. 그동안의 여러 가지 행보 및 현재의 스폰서 행태 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선수가 의견을 내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하지만 당장은 맥그리거를 마음대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의 맥그리거는 주최측도 함부로 하기 힘든 거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것 또한 UFC 200의 또 다른 홍보가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UFC는 경기 전에는 서로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리다가도 막상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악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잠시 보이는 맥그리거와 주최측의 불편한 관계는 UFC 200을 코앞에 두게 되면 달라질 수도 있다.
 
맥그리거와 주최측은 또 다른 의미로 팬들의 관심을 잡아끄는데 성공했다. 무난하게 UFC 200까지 달리는 것보다 중간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다시금 극적으로 타결되는 쪽이 홍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략 아래 짜인 홍보 수단의 은퇴라면 팬들이 맥그리거에게 느끼는 실망이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한다.

조성준 기자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