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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 내린 골로프킨, 눈 풀린 웨이드 ‘미스매치 전형’

입력 2016-04-24 17:58





APTOPIX Golovkin Wade Boxing <YONHAP NO-1226> (AP)
한국계 무패의 챔프 게나디 골로프킨이 도미닉 웨이드를 일방적으로 몰라쳐 2라운드 만에 KO로 제압했다. 연합뉴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에게 아쉬움이 남았던 복싱 팬들에게는 아직 또 하나의 소중한 자원인 ‘하드펀처’ 게나디 골로프킨(34,카자흐스탄)이 있었다.

35연승이자 22경기 연속 KO 행진이다. 챔피언 골로프킨은 24일 미국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72.57㎏) 타이틀전에서 2라운드 2분 37초 만에 도미닉 웨이드(26,미국)을 때려눕히고 KO승으로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골로프킨은 거둔 승리 가운데 90% 이상을 KO로 끝냈는데 그것도 80% 이상이 3라운드를 넘기지 않았다. 49전 49승의 무패 복서로 남게 된 메이웨더도 KO승률은 50%를 겨우 넘었다. 골로프킨의 강력한 펀치를 짐작할 수 있다.

18연승을 달리던 웨이드가 골로프킨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적수조차 되지 못할 줄은 몰랐다. 웨이드는 IBF 3위, WBA 미들급 6위, WBC 미들급 8위에 올라있는 18전 18승의 무패복서다.

하지만 잽과 훅, 어퍼컷, 스트레이트를 자유자재로 날린 골로프킨 앞에 웨이드는 샌드백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압도적인 실력에 경기장을 찾은 1만 6천여명의 관중들도 골로프킨의 애칭인 ‘트리플G’를 연호하며 그의 승리에 박수를 보냈다.

한국 복싱 팬들도 SBS스포츠를 통해 생중계 된 골로프킨 승리에 환호했다. 한국인 외할아버지, 한국계 어머니와 러시아 광부 출신의 아버지 아래서 자란 골로프킨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후손들에게는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한국에 와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해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긴장감 보다는 상대와 거리를 좁히며 치열한 타격전을 즐기는 인파이터 골로프킨의 매력에 흠뻑 빠져 더했다. 메이웨더와 맞붙었던 매니 파퀴아오가 대표적인 인파이터다. 골로프킨의 매력은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더했다. 2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세 차례 다운을 빼앗을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명백한 미스매치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파괴력 넘치는 펀치로 웨이드의 가드를 부순 골로프킨은 1라운드 중반부터 웨이드 얼굴에 펀치를 꽂기 시작했다. 1라운드 종료 8초를 남기고는 라이트 훅으로 웨이드를 쓰러뜨리기도 했다.

자신감이 붙은 골로프킨은 2라운드에서 끝냈다. 라운드 초반 가드를 내리고 상대 펀치를 허용하며 파워를 측정하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웨이드의 안면과 복부를 가격하며 데미지를 입혔다. 주도권을 움켜쥔 골로프킨은 레프트 어퍼컷으로 두 번째 다운을 빼앗았고, 간신히 일어나 링을 서성이던 웨이드에게 라이트 훅을 날리며 KO승리를 완성했다.

싱거웠지만 골로프킨의 진짜 게임은 아직 남아있다.

지난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대결 이후 가장 주목하는 매치이기도 하다. WBC 현 미들급 챔피언인 멕시코의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와 대결이다. 알바레즈는 2013년 메이웨더에게 졌던 것을 제외하고는 46승(32KO)1무1패를 기록한 강자로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떠난 프로복싱에서 최고봉에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실력과 외모가 출중해 높은 상품성을 자랑하는 알바레즈는 공격과 수비가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많은 경기 경험에 비해 나이는 26세로 어리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커클랜드를 3라운드 KO로 끝낸 화끈한 선수다. 일주일 전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세기의 졸전’에 화났던 팬들을 위로한 것이 알바레즈였다.

골로프킨이 알바레즈까지 넘는다면 세계 복싱계에서 파퀴아오와 같은 스타가 될 수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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