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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희망하는 골로프킨, 명분 있나?

입력 2016-04-26 11:02

APTOPIX Golovkin Wade Boxing <YONHAP NO-1226> (AP)
미들급의 최강자 게나디 골로프킨이 진정한 복싱의 전설로 남으려면 다른 체급의 레전드들과도 겨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IBF·WBA·IBO 미들급 챔피언이자 WBC 미들급 잠정챔피언 ‘트리플 G‘ 게나디 골로프킨(34,카자흐스탄)의 기세가 무섭다.



골로프킨은 지난 24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벌어진 WBA·IBF 미들급 세계 타이틀 방어전에서 도미닉 웨이드(26,미국)를 2라운드 2분 37초만에 KO로 가볍게 잡아냈다. 한창 상승세를 타던 무패의 웨이드였지만 최강 돌주먹 골로프킨에 맞서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골로프킨은 이날 승리로 35연승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골로프킨은 동체급에서 적수를 찾기가 힘든 상태다. 짧지만 묵직하고 강력하게 얹히며 수많은 상대들을 경기 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린 그의 펀치력은 ‘탈 미들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쟁쟁한 선수들도 골로프킨과 잠깐의 공방전을 벌이고 나면 눈빛부터 변한다. 경기 초반 사나웠던 눈은 어느새 맹수에게 쫓기는 눈빛으로 달라지기 일쑤다. 풀스윙으로 휘두르는게 아닌 짧게 끊어 때려 보는 이들은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상대하는 선수들의 눈빛과 표정 변화만으로 그 위력을 짐작케 한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WBC 미들급 챔피언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5,멕시코)와 통합 타이틀전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골로프킨은 원하고 있지만 알바레즈 측에서 피하는 분위기다. 알바레즈 측은 계약 체중으로 경기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지라 시간이 문제일 뿐 둘의 격돌은 머지않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골로프킨을 향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의 인터뷰가 조명 받고 있다. 골로프킨은 예전부터 “메이웨더와 붙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량에 비해 덜 알려진 골로프킨이 메이웨더라는 거물을 잡고 자신 역시도 대형 슈퍼스타로 뜨고 싶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메이웨더는 “나와 싸우길 원한다면 먼저 안드레 워드를 이기고 와라. 그렇다면 내가 상대해주겠다”고 밝혔다. 전 WBA WBC 슈퍼미들급 챔피언 안드레 워드(32,미국)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강자다. 골로프킨보다 윗체급을 평정한 테크니션으로 최근 L.헤비급 3대 기구 통합챔피언 세르게이 코발레프(33,러시아)를 겨냥하고 월장한 상태다.

워드는 자신의 체급을 평정한 최강자라는 점에서 골로프킨과 궤를 같이하지만 파이팅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천부적 유연성과 리듬감이 돋보이는 워드는 전형적인 아웃복서다. 지능적 경기 운영과 다양한 테크닉을 통해 이른바 지지 않는 경기에 특화됐다. ‘높은 체급의 메이웨더’라는 말까지 있다. 맞지 않는 포인트형 패턴의 마스터라는 점에서 실제로 골로프킨과 맞붙는다 해도 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메이웨더의 발언에 대해 팬들은 핑계 거리라며 좋지 못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메이웨더가 워낙 안티가 많아 무슨 말을 해도 곱게 보이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골로프킨 역시 메이웨더를 원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단 메이웨더는 골로프킨보다 체급이 낮은 선수다. 그마저도 훨씬 아래 체급부터 차근차근 월장해서 올라왔다. 자신의 체급에서만 싸워온 골로프킨이 아래 체급의 레전드와 대뜸 붙고싶다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

때문에 메이웨더 역시 골로프킨보다 상위체급인 워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복귀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은퇴한 아래 체급 선수가 명성, 대전료 등에서 자신보다 한참 떨어지는 선수와 붙어서 얻게 될 이익 역시 너무 적다.

물론 골로프킨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더욱이 파퀴아오, 메이웨더 등 전설적 복서들은 자신의 체급을 평정한 것을 뛰어넘어 여러 차례 월장을 통해 더욱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다. 만약 골로프킨이 알바레즈와 경기를 가져 이기게된다면 더 이상 동기부여도 없어지는지라 상위 체급 강자들과의 진검승부도 기대된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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