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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글쎄” 퇴보하는 표도르, MMA 혁명가는 옛말

입력 2016-06-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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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야넨코 표도르(연합)
에밀리야넨코 표도르(러시아)는 한때 혁명가로 불렸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MMA무대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표도르는 헤비급 최초 올라운드 파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프라이드에 입성할 당시만 해도 레슬러, 주짓떼로, 타격가 등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표도르는 달랐다. 헤비급치고 작은 체격에 타격, 그라운드 포지션, 서브미션 등 모든 부분을 일정 수준 이상 갖췄다. 상대의 취약점을 노린 ‘맞춤형 공략법’이 가능했다. 

타격가에게는 그래플링의 위협을 주면서 타격으로 맞불을 놓았고, 그래플러에게는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를 끌어나가다 리듬을 깨뜨리며 승리를 가져갔다. 다방면에 능해 표도르는 상대를 여러 방식으로 공략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반대로 상대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웠다. 

상대의 허를 찔러 강점을 무너뜨리는 전략도 종종 보여줬다. 예상치 못한 모습을 자주 보여 상대 입장에서는 경기 전략을 짜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야말로 당시로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혁명적 스타일의 선수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표도르는 ‘혁명’이라는 단어와는 무관한 선수가 됐다. 한술 더 떠 ‘고집불통’ 등으로 정반대 이미지만 쌓여버렸다. 프라이드가 문을 닫은 후 표도르는 발전은 커녕 퇴보해버린 모습이다. 

MMA계는 갈수록 각 부분에 걸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표도르와 그 주변만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떨어지는 신체능력과 함께 이전에 잘하던 것까지 못하게 되며 황제라는 위명은 어느새 멀리 사라져버렸다. 

물론 시간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불혹을 넘긴 그가 예전처럼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 늦게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현재의 자신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지만 표도르에게서는 그런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과거처럼 모든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모습은커녕 계속적으로 지적되는 사항 조차 개선의 여지가 없다. 마치 혼자 동떨어져서 눈과 귀를 모두 가리고 있는 모양새다. 

표도르는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있었던 ‘유라시아 파이트 나이트(EFN) 50’ 메인이벤트에서 파비오 말도나도(36,브라질)에게 어렵사리 2-0 판정승을 거뒀다. 말도나도의 손이 올라갔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내용이었다. 

표도르는 예전보다 운동 능력과 반사신경 등이 현격하게 떨어졌음에도 시종일관 큰 궤적으로 펀치만 휘두르며 말도나도와 난타전을 펼쳤다. 흔한 안면가드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그라운드 포지션 싸움도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그래플링이 좋지 못한 말도나도의 상위 포지션 압박에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했다. 이런 수준이라면 UFC 옥타곤에 올라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번에 상대한 말도나도는 지난해 UFC에 퇴출된 선수다.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표도르가 변해야한다는 말이 수없이 나오고 있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의 비난도 있겠지만 전설의 퇴보를 안타까워하는 애정 어린 충언도 많다. 표도르는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금 복귀한 이유를 팬들에게 증명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의 전설은 혼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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