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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 리더가 없는 사회… 불통사회 극복 , 우리의 과제는?

[2017 신년기획] '4不 탈출' 돌파구를 찾아라

입력 2017-01-02 07:00
신문게재 2017-01-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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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리는 ‘불통’(不通)이 한 나라를 얼마나 망가트리는지를 똑똑히 목격했다. 


불통의 대가는 가혹했다. 국민 자존심과 국격(國格)이 땅에 떨어졌고, 동력을 잃은 경제는 제자리에 멈춰섰다. 신공항·사드·행복주택 등을 둘러싼 개발 갈등이 이슈가 됐으며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남녀 갈등이 수면에 올라왔다. 소득 양극화,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세대 갈등과 반목, 불통도 지속됐다. 특히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은 불통의 최정점을 보여줬다.



지난 6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사회적 네트워크 지수’와 ‘신뢰지수’에서 회원국들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한국 사회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에 만연한 불통(不通)은 몇 사람이 서로 말 몇 마디 안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보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한다. 경쟁 압박감에 짓눌려온 사람들이 경제적 박탈감을 느끼고 여유가 없어져 서로의 것을 양보하기 쉽지 않는 등 대화를 막는 기저에 깔린 구조적 맥락이 두텁고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 장애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소한 일은 할 수 있어도 자기 집 근처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면 들고 일어난다”며 “그 사람들이 못나서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 수 없는 사회 구조라서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접한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모두 뺏긴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며 “일생 동안 상대적인 비교에 더 익숙한 사람들에게 양보를 하라는 것은 그나마 있는 것도 뺏는다는 말로 들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의 게이트도 불통의 최정점을 보여주긴 하지만 이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불통의 한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중앙대 신광영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그것을 일상에서 구현하는 법을 아직 모른다”며 “이런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자원이나 지위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소통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크고 작은 한국사회를 이끄는 리더들의 소통부재는 심각한 수준이라 지적한다. 신 교수는 “한국의 문제는 민주주의를 모르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는 것”이라며 “작게는 교사부터 크게는 대통령까지 다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임 교수도 “과거에는 민주 투사 등의 지도자가 보였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며 “집단 심리가 강한 한국인 특성상 지도자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따라갈 것”이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소통의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불통의 배경이 되는 정치·경제·사회 체제와 구조를 바꾸고 교육도 변화하는 등 보다 구조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신대 노 교수는 “소득 격차 완화 및 내수 경제 활성화 등 사람들의 경제 사정을 여유롭게 해주는 정책부터 시작해서 정치 독점을 가능케 하는 선거제도의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일선 초중고 선생님들부터 민주적인 교육을 받아서 토론과 합의를 교육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대적으로 실천이 더 쉬운 방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단국대 임 교수는 “한국 사회에는 양보와 희생에 대한 인센티브가 별로 없었다”며 “양보하고 희생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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