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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권아솔, 로드FC 라이트급 토종파 자존심

입력 2016-12-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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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29,압구정짐). (사진=로드FC)

 

‘그래도 역시 권아솔뿐이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29,압구정짐)은 단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 중 하나다.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며 로드FC 홍보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로드FC는 잠잠해도 권아솔이라는 이름은 종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다.

권아솔은 최근 들어 호불호가 더욱 갈리고 있다. 선수 생활 내내 열성팬, 안티팬이 엇갈리는 선수인데 근래에는 ‘빅마우스’로 변하며 안티팬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지나친 최홍만에 대한 집착, 소홀했던 타이틀 방어전, 두서없는 막말 작렬 등의 행보가 큰 영향을 미쳤다.

거침없는 장외 쇼맨십으로 자신이 속한 로드FC는 제대로 알렸지만 본인의 이미지는 형편없이 깎여버렸다. 실제로는 예의 바르고 좋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로드FC를 떠올리면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권아솔은 자신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로드FC를 끊임없이 알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게 맞다.

팬들의 비난여론을 잘 견딜만한 각오와 멘탈은 필수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빠져서 안 되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성적’이다. 아무리 말을 잘하고 팬들의 시선을 끌어들일만한 이슈를 잘 만들어 낸다 해도 경기장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인정도 제대로 못 받거니와 금세 잊히기 일쑤다.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실력이 받쳐주지 못했다면 결코 현재만큼 화제를 뿌리기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10일 장충체육관서 있었던 XIAOMI 로드FC 035대회는 권아솔 입장에서 아주 중요했다.

방어전도 안하고 펼쳤던 슈퍼파이트에서 쿠와바라 키요시(34,일본)에게 1라운드 18초 만에 KO패라는 망신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상위 체급이라고는 하지만 하위권 파이터로 불리던 키요시에 당한 패배로 권아솔은 ‘입만 살은 마우스파이터’가 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가진 방어전에서도 패한다면 상품성이 크게 떨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로드FC 무대에서의 권아솔은 중요한 순간 이름값을 해낸 선수다. 이를 입증하듯 로드FC 타이틀을 따고 방어하는 과정만큼은 깔끔했다. 국내선수들에게 큰 벽으로 작용하던 쿠메 타카스케(31,일본)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후 숙적 이광희(29,익스트림컴뱃)에게마저 리벤지에 성공하며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이날 역시 권아솔은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뛰어난 그래플링에 타격 실력까지 겸비한 사사키 신지(36,일본)를 맞아 1라운드 TKO 승으로 가볍게 방어전에 성공했다. 신지의 테이크다운 시도는 철저히 봉쇄됐고 권아솔의 타격은 연신 날카롭게 들어갔다. 승부사답게 중요한 순간에 체급에서 가장 까다로운 도전자중 하나를 잡아낸 것이다.

이날 권아솔과 더불어 화제를 모았던 라이트급 파이터 김승연(26,싸비 MMA)은 위험한 타격가로 악명 높은 브루노 미란다(25,브라질)에게 타격공방전 끝에 무너지고 말았다. 미란다는 이미 이광희, 정두제까지 꺾으며 체급내 쟁쟁한 토종 타격가들을 전멸시키고 있는 과정이다. 이제 남은 토종파의 자존심은 권아솔 하나다. 타카스케, 신지 전에서 기대보다 더 잘해준 권아솔이었기에 언젠가 있을 미란다와의 진검승부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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