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산업계는 ‘주전 멤버’가 예상치 못한 외풍에 시달리며 불황의 덫에 갇히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울산에 내린 비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모습이 흐리게 보이고 있다.(연합) |
올해 산업계는 ‘주전 멤버’가 예상치 못한 외풍에 시달리며 불황의 덫에 갇혔다. 전자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발생했고, 조선·해운산업은 한 해 동안 구조조정 등의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자동차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점유율 60% 선이 무너지며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한국 IT산업의 자존심인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을 세상에 공개하며 국내외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출시 일주일 후 온라인상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논란이 번졌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원인 분석에 돌입했지만 발화사고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삼성전자는 단종을 결정했다. 10월 단종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갤럭시노트7은 총 430만 대였다. 당시 삼성전자의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2%로 1위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수치였다.
자동차 산업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내수 부진과 노조의 파업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국내 점유율 3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자동차 역시 27%의 국내 점유율을 달성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로써 현대·기아자동차는 58.9%를 달성, 사상 처음으로 60% 선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게 됐다. 현대차는 파업 기간 14만20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조선·해운산업의 공통 이슈는 ‘구조조정’이었다. 특히 조선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모두가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여야 했다. 국내 1위 원양선사였던 한진해운 역시 장기 업황 부진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8월 말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했다.
이 같은 사정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조사한 ‘하반기 중소기업 실물동향을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내수 침체 장기화로 올해 하반기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4~5월 상반기 조사 때는 중기 절반가량(47.5%)이 작년 상반기 기간보다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박규석 기자 seok@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