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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찬성 촛불집회 “박근혜 황교안 물리치자!” 격한 구호 난무

입력 2017-02-1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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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5차 촛불집회

 

“악귀, 박근혜와 황교안을 물리치자!

 

정월대보름을 맞은 11일 토요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어김없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렸다. 영하의 날씨에도 광화문 일대는 ‘특검연장’, ‘즉각탄핵’ 등의 피켓과 함께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행사장 단상에 올라 시민자유발언에 나선 민지용(대학원생)씨는 “제 주변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지겨워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지인들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마저 지쳐 촛불을 끈다면, 특검은 연장되지 않고, 우리의 사랑하 는 가족과 이웃들이 앞으로도 적폐와 함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곡히 호소합니다. 지쳐있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촛불을 켜자고 격려합시다”라고 외쳤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호찬 MBC 기자는 “MBC는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을 철저히 방조했고 은폐했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로 일관했다”고 자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정권에 유리하냐 불리하냐의 여부만을 뉴스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후안무치의 경영진이 지난 5년간 MBC를 장악했다”며 “MBC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해달라. 다만 MBC에 대한 관심만은 계속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많았다. 목도리와 마스크, 귀마개까지 착용하고 한손에는 촛불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아이 손을 잡은 시민들이 광장 곳곳에 설치된 부스를 방문하며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아들과 함께 낮 1시부터 촛불집회에 나왔다는 최혜선(55)씨는 “아까 우리 아들이 ‘엄마 여기서 왜 이런걸 하냐’고 물었는데, 진실을 말하러 나온 거라고 이야기해 줬다”며, “평소에 저도 (올바름이나 진실 같은 것에) 많이 무뎌져서 살아가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서, 꼭 대통뿐만 아니라 제 자신도 부끄러움이 뭔지 다시 다잡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스인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박진(30대) 씨는 “여행 겸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와이프가 한국 상황을 많이 궁금해해서 같이 나왔다”며 “(현 정권만이 아니라) 계속 반복돼 온 문제고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번 기회에 올바른 나라를 만드는 데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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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5차 촛불집회
무대 뒤편, 중앙 광장에는 세월호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노란리본 공작소’,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광화문 천막 카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판하며 설치된 ‘광장극장 블랙텐트’ 정부를 비판하는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 등이 마련돼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미술 전시품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등 마치 축제를 즐기는 듯 했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회사를 다닌다는 송수희(30대·회사원) 씨는 “다른 직원들은 지금 회사에서 다 근무중인데, 직원들끼리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집회에 참석해야 되지 않겠냐고 의견이 모아져서, 제가 회사를 대표해서 집회에 참석했다”며 “회사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 째 집회 참석이라는 박채원(16·중학생) 씨는 “지난번에는 혼자 왔었는데, 이번에는 친구도 데리고 나왔다”며 “잘못한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서는 “정말 왜 저러는지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께 온 박세희(16·중학생) 씨는 집회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왠지 나도 가야할 것 같아서 나왔다”며 “이렇게 모여서 시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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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시청광장에서 열린 제15차 태극기집회

 

같은 시각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맞불집회가 열렸다. 시청역 입구부터 시청광장까지 태극기를 든 집회 참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집회를 개최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번 집회 참석자가 21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번집회에는 박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서석구 변호사는 “제가 이 자리에서 연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문을 열면서도,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대통령은 돌아온다, 대한민국은 살아 난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광장 곳곳에는 ‘탄핵기각’ ‘국회해산’ ‘특검해체’ 등이 적힌 피켓이 세워져 있었다. 아들과 함께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최혜선(55)씨는 “탄핵에 관한 문제들이 사람들이 너무 선동돼 잘못가고 있는 것 같다”며 올바른 법치주의, 민주주의를 아이들한테 가르쳐주고 싶어서 아들도 함께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손은민 기자 mins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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