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어나더 컨트리’ 워튼 역의 전변현(왼쪽)과 채진(사진=강시열 작가) |
“같이 있으면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
하급생 워튼 역의 채진에 대해 오디션 동기들은 “분위기 메이커”라고 표현했다. 채진과 배우 중 막내인 전변현은 연극 ‘어나더 컨트리’(5월 21~8월 11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상급생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하급생 워튼을 번갈아 연기한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는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풀어낸 줄리엔 미첼 작품으로 1930년대 상류층 자제들이 다니는 영국 명문 공립학교를 배경으로 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가이 베넷(박은석·이동하·연준석)과 마르크스를 신봉하는 토미 저드(문유강·이충주)의 이야기다.
1981년 그리니치 씨어터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82년 런던 웨스트엔드에 입성했던 ‘어나더 컨트리’는 루퍼트 에버릿(Rupert Everett),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 다니엘 데이 루이스(Daniel Day-Lewis), 콜린 퍼스(Colin Firth),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등이 무대에 올랐던 신인등용문 같은 작품이다.
워튼은 규율과 명예, 첨예한 권력구조로 점철된 이 학교에서, 최상위를 일컫는 ‘트웬티투’(Twenty Two)와 기숙사 선도부들에게 주눅 든 하급생으로 가장 안쓰럽고 고생이 심한 인물이다. 굳은 의지를 가진 저드와의 교류로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채진(사진=강시열 작가) |
일본 국적의 전변현은 성이 전변, 이름이 현이다. ‘어나더 컨트리’ 막내로 김태한 연출과는 무려 스무살, 배우 맏형 이동하와는 14살 차이다. 자신의 생각을 또박 또박 말할 줄 아는 막내로 형들에게 소소한 도움과 조언을 주고 있다는 오디션 동기들의 전언이다.
◇분위기 메이커, 워튼 채진
“그것부터 솔직하지 않은 거 같은데!”
스스로를 “거짓 없는 솔직함”이라고 표현한 채진에 오디션 동기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채진에 대해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라고 한목소리를 낸 오디션 동기들은 “자리 따라 다른데 본인이 ‘끝판왕’이 되는 자리가 있다”며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 첫 회식을 했는데 채진이 덕분에 아주 즐거웠다”고 예를 들었다.
채진은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 대해 “모든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다른 생각과 의견을 풀어가는 과정이 심오하지만 어렵지 않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곤 워튼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로는 “엄마가 보고 싶어요”를 꼽았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워튼 역의 전변현(왼쪽)과 채진(사진=강시열 작가) |
“가장 어리고 순진한 워튼 캐릭터를 잘 나타내는 장면이죠. 어린 만큼 성장해가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역할이기도 해요. 워튼에 대해 공부하고 생각했는데도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인물 같아요.”
아이돌 그룹 마이네임 멤버로 8년째 활동 중인 채진은 “가수로 앨범 준비를 위해 드나들던 연습실과는 분위기가 많아 달랐다”며 “쉬는 시간에 다 같이 했던 ‘컵차기’ 게임이 정말 재밌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수활동과는 다른 영역인,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의 연기는 저에게 너무나 새롭고 설레는 일입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너무 부족하지만 제 옷을 입은 듯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연극 ‘어나더 컨트리’ 워튼 역의 전변현(사진=강시열 작가) |
“되게 수수해 보이지만 생각 많고 똑똑한 친구 같아요. 혼자 많은 생각을 하죠. 막내답게 싹싹해요.”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가 ‘무한대!’라고 밝힌 전변현은 “무한대가 되고 싶어서”라고 그 이유를 전했다. ‘어나더 컨트리’ 팀의 막내로 일본 국적자다.
귀가 동반자인 멘지스 역의 이태빈은 “얘기를 많이 하는데 동생이지만 형 같은 면이 있다”며 “정말 어리게 보이지만 저한테 많은 걸 알려주고 도움을 준다”고 털어놓았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 대해 “배우가 돋보일 수 있는 공연”이라며 “동시에 텍스트 또한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워튼은 권력집단의 억누름으로 주눅이 든 채 생활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인물이죠. 그래서 매사 주눅 들었던 워튼이 한발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3장이 너무 좋아요. 워튼처럼 저 역시 막내지만 저는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는 질문에 답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울 정도로 행복하죠.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안주하지 않으며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