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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 제국 몰락하나?” 디지털머니가 부른 화폐전쟁

입력 2019-11-28 07:00   수정 2019-11-27 16:04
신문게재 2019-11-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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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기술 표준’ 전쟁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여러 나라가 비슷한 기술을 만드는 가운데, 자국의 기술이 ‘넘사벽’이 됐다. 전 세계인이 이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투자금 회수는 물론 몇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제 ‘돈’도 표준 전쟁에 들어갈 것 같다. 디지털 화폐의 등장이 미래 화폐 전쟁(Currency War)을 촉발시켰다. 지금까지 절대 강자는 미국의 ‘달러’다. 달러화는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대표적 기축통화다. 포스트 달러 시대, 그 모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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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 미래 화폐는 어떤 모습

미래 화폐는 개인이 가진 전자지갑에 들어 있는 현금의 디지털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비트코인 같은 민간발행 암호화폐를 선호하며 최신 기술에 정통한 투자자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는 통화라기보다 교환의 매개수단 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투기자산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런 가운데 암호화폐를 무력화시키려는 중앙은행이나 정부는 갈수록 법정통화의 디지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법정통화의 디지털화는 지폐나 동전이 없고 단지 가상으로 존재하는 화폐를 발행하고 통용시키는 행위다.

이런 디지털 머니는 현재도 있다.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을 예치하거나 빼 갈 때 실제 돈이 오가지 않는다. 통장에 넣거나 가져간 돈만큼의 숫자만 찍힌다.

여기에 이어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 rrency)는 이보다 더 진보한 의미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을 거치지 않고 현금과 동일하게 법정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가계나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CBDC 구현방식은 중앙은행 또는 은행이 CBDC 계좌 및 관련 거래정보를 보관·관리하는 단일원장방식(계좌방식)과 다수의 거래참가자가 동일한 거래기록을 관리하는 분산원장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분산원장방식의 경우 거래참여자 중 누구나 원하면 거래검증 및 원장기록에 참여 가능한 비허가형과 거래검증 및 원장기록 권한을 신뢰할 수 있는 일부 참여자에 한하여 부여하는 허가형으로 다시 분류 가능하다.

 


◇ 순식간 금융거래

신용카드 거래, 주택담보대출, 송금, 온라인 물품 구매 등 대부분 금융거래는 여러 단계 네트워크를 거친다. 계좌 간 이동이 2, 3일 걸린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관리되기에 결제업무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비트코인의 결제업무 처리 시간은 10분 정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앙은행에 예치한 디지털 화폐에 이자를 지급할 것인지, 대출을 제공할 것인지에 따라 시중은행 사업모델에 적잖은 충격이 가해진다. 중앙은행이 기존 시중은행 역할을 한다면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하고 금융시장의 신용배분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 은행들이 없어질지 모를 일이다.

또 중앙은행이 직접 통제하는 만큼,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작동하고 가격 변동이 극심한 암호화폐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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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 화폐전쟁

미 달러화는 1920년대 금본위제도 도입 후 세계 기축통화로 우월적 지위를 누렸다. 달러화의 과도한 지배력을 우려하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를 적극 수용하면, 달러화의 영향력을 잠식할 수 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 달러화에 편중된 글로벌 통화체제는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 새로운 디지털 화폐 구축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에 대한 높은 의존으로 미국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른 나라들은 외채 부담 가중이나 자본 유출, 물가 상승·하락 등 각종 부작용에 노출돼 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은 글로벌 암호화폐 리브라의 내년 출시계획을 밝혔고, 중국인민은행은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실물 위안화를 토큰화한 디지털 화폐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화폐는 국제금융체계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실물화폐보다 가치 저장과 사용이 편리한 디지털 화폐를 먼저 출시하면, 국제교역에서 결제통화의 위상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포스트 달러 시대 임박

미 달러화가 단시일 내 지배력을 상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다음 글로벌 금융위기로 변화를 강요받기보다, 디지털 화폐 수용으로 포스트 달러 통화체제 시대를 앞당기려는 이유다.

더욱이 전 세계 교역 시장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미국은 감소하고 있다. 굳이 달러화를 쓸 필요가 없다는 이유는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수출액의 28%를 차지했다. 지난해 8.8%로 감소했다. 이런데도 세계 교역의 40%가 달러화 결제다. 외환거래에선 88%를 차지한다.

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머니는 사이버공격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못하다. 잠재적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은행에 가서 현금을 인출할 필요가 없다. 쉽게 교환되면서 뱅크런과 비슷한 디지털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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