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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코로나 이후 제조업, 스마트팩토리에 달렸다

[테크리포트-스마트팩토리] 미래형 공장 '스마트 팩토리'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0-12-14 07:15
신문게재 2020-12-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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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모든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알람이 울린다. 각 생산 라인별 투입, 포장, 적재 설비의 상태와 생산량, 진도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 컨트롤 타워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위치한 공장과 공유할 수도 있다. 제조업의 혁신이라고 불리는 스마트팩토리, 이른바 ‘똑똑한 공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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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공정이 100% 자동화 된 독일 안스바흐의 운동화 스마트팩토리 모습. (연합뉴스)

 

◇빅데이터·IoT로 무장한 ‘지능화 공장’…코로나로 가속화



스마트팩토리는 수요·생산·재고·유통 등 모든 과정에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공장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화된 공장이다. 각각의 공정별로만 자동화가 이뤄졌던 기존의 공장에서 한층 더 진화한 방식이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공장 내 모든 설비와 장치를 무선통신으로 연결, 정보를 주고받고 전체적인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는 대량 생산의 전통적인 제조업 시대를 지나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이에 따른 맞춤형 생산이 요구되면서 등장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인공지능(AI), IoT, 로봇 기술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스마트팩토리가 제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스마트팩토리도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셧다운, 물류 중단, 장기간 재택근무 등을 경험하면서 기업들은 비대면 원격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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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에서 설계부터 물류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가 알아서 생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2019년 발표한 자료에서 전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이 지난 2018년 750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에는 15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독일과 미국, 일본 등 전통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 스마트팩토리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제조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발표하고 정부 주도의 강력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생 제조국들도 스마트팩토리를 연구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선두 업체는 독일 지멘스와 미국의 GE와 시스코, 프랑스 다쏘 등이다. 그중에서도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스마트팩토리의 교본으로 불린다. 암베르크 공장은 자동화 수준이 75%에 이르며, 모든 설비를 1000여개의 IoT 센서로 연결해 불량품이 발생하면 즉시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설계 및 주문 변경에도 99.7%의 제품을 24시간 내 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불량률은 0.0012%에 불과하다.

제조업 비중이 GDP의 약 30%, 수출의 84%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도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팩토리 보급 예산을 2019년 3125억원에서 2020년 415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올해 말 완료되는 정부 주도의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는 약 2만건으로 추정된다. 5G와 AI를 결합한 최첨단 스마트공장을 2025년까지 1000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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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구축 우수사례로 선정된 포스코의 스마트공장 내부. (연합뉴스)

 

◇韓 스마트팩토리 연 12% 성장… 삼성·포스코 선두주자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연간 성장률 12.2%를 기록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다음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한국의 시장 규모가 올해 9조5900억원에서 2022년 15조6000억원으로 60%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삼성과 포스코, 한화, LG 등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시작, 2019년 9월까지 총 450억원을 투입해 2165개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협력사를 중심으로 지원했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포항제철소 열연공장뿐 아니라 고로, 선재공장 등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 원가를 총 2520억원 절감했다. 2019년 말까지 66개 공장, 이후 2020년 말까지 100개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지난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우수사례로,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등대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 역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신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하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공식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자동조립로봇, 용접로봇 등 첨단 장비 80여대가 작업자 없이 공정을 쉴 새 없이 가동하고, 각 공정 상태와 제품 위치 등이 3D 시스템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품질 불량과 우발적인 설비 이상을 예방하는 단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발표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성과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기업들은 생산성이 평균 30% 이상 향상됐으며 제품 불량률은 43.5% 감소, 원가는 15.9% 절감되는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기업과 달리 대다수 중견·중소기업은 스마트팩토리 진입 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대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위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전수 받는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화가 도입된 공장의 약 80%는 스마트팩토리 5단계 가운데 레벨1, 2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고도화 단계인 레벨 5는 전무했다. 아직은 기초 단계 위주의 양적 보급 정책에만 치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공장 현장에 AI, 로봇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면서 “공장의 다양성에 맞게 단기적 외형 변화가 아닌 생산·품질 관리와 공급망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맞춤형 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인경 기자 ikfree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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