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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이동규·윤태호·서연정의 MBTI 토크 “정반대거나 똑같거나!”

입력 2023-04-14 18:15

신과함께 이동규 서연정 윤태호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의 이동규(왼쪽부터), 덕춘 서연정, 김자홍 윤태호(사진=이철준 기자)

 

“저는 INTJ인데 강림이는 ESTJ예요. 거의 정반대죠.” “김자홍은 INSJ인데 저는 ENFP와 INFP를 왔다갔다 해요. 지금은 E와 I가 60 대 40 정도죠.” “덕춘이는 ENFJ이고 전 ENFP예요. J와 P만 다를 뿐 많이 닮았죠.”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4월 15~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제작단체인 서울예술단이 공개한 극 중 인물들의 MBTI에 배우들의 반응은 이랬다. 강림 역의 이동규과 김자홍 윤태호는 “거의 정반대”인 반면 덕춘 역의 서연정은 “닮아도 많이 닮았다.”


◇“어렵죠!” 그럼에도 “신나요”

신과함께 윤태호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김자홍 역의 윤태호(사진=이철준 기자)
“극 중 자홍이가 나이가 많잖아요. 그 나이에서 오는 연륜이 제일 어려웠어요. 외양이야 분장, 의상 등으로 흉내라도 낼 수 있겠지만 쉽지 않았을 사회생활로 쌓인 연륜은 진짜 어렵더라고요. 저는 회사생활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자홍이와의 동기화가 제일 고민이었어요.”

이렇게 전한 윤태호는 “작년에 ‘잃어버린 얼굴 1895’ 휘,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이 헌터를 하면서는 잘하고만 싶었다. 그렇다 보니 오롯이 신경이 저한테만 쓰여 주변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저 혼자 발버둥치는 느낌이었죠.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고 상대 배역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을 보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그리곤 “저와 김자홍이 같은 건 딱 하나, ‘내 사람이 됐다’ 싶은 순간부터 무한 신뢰를 한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진기한을 심하게 경계하지만 그가 정말 진심으로 대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믿으면서 따라가게 된다. 그것 말고는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날 정도로 다르다”고 눙쳤다.

강림 역 오디션을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하기도 한 이동규는 요령 없이 열심히만 한 탓에 성대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자타공인 ‘노력파’ 배우다. “강림이 그냥 다 어려웠고 그간 강림을 하셨던 선배님들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는 이동규는 “이전작인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레오 마샬이나 ‘잃어버린 얼굴 1895’ 김옥균은 제 안에 있는 것들 중 살려서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강림과 저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털어놓았다.

“거의 정반대의 성격이라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너무 힘들었어요. 유일하게 강림이랑 비슷한 부분이라면 불쌍한 사람을 봤을 때 도와주고 싶다거나 측은지심이 드는 정도였죠. 그런데 완전 다르니까 또 너무 재밌더라고요. 특히 멋있어야 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 멋있어야 하는 강림의 “대부분이 난생 처음 하는 일들”이라는 이동규는 “강림이랑 거의 똑같은 성격인 친구가 있어서 물어보고 배우기도 했는데 결국은 제 몫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신과함께 강림 이동규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강림 역의 이동규(사진=이철준 기자)

 

“처음엔 (덕춘이의) ‘저승 최강’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가 없었어요. 목부터 얼굴 전체가 빨개졌었죠. 그래도 지금은 잘 적응 중이라 귀만 살짝 빨개져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자체가 제가 하지 않는 행동이었는데 요즘은 저도 모르게 하는 행동이기도 하죠. 그런 부분들이 너무 재밌어요.”

자홍, 강림과는 “너무 다른” 윤태호, 이동규와는 달리 서연정은 “덕춘이와 너무 닮아” 오히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서연정은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어렵지만 의외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제가 너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온전히 덕춘이로 들어갈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칫 정신줄을 놓으면 저도 모르게 ‘서연정’이 나오거든요. 좀 더 덕춘이에, 그의 서사에 집중하는 게 제가 해내야하는 일 같아요.”

서연정은 “저승차사로서는 아직 부족한 덕춘이는 자칫 계속 사고를 치는 민폐 캐릭터로만 보일 수도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허술한 면들을 연기하려고 하면 더 허술해 보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덕춘이는 저승차사로 끔찍한 것들을 많이 본 인물이잖아요. 그에 비하면 저는 좋은 것만 보면서 자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험한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저승차사로 자리잡은 덕춘이는 연약하지만 그 내면은 엄청 단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히 덕춘이와는 공감능력이 닮아 있어서 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강림과 해원맥을 돕다 보면 저만의 덕춘이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의 싸움(?), 다름을 인정하게 하는!

신과함께 서연정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덕춘 역의 서연정(사진=이철준 기자)
“공연의 주제 자체가 따뜻하잖아요. 그래서 힘들면서도 깨닫는 게 많았어요. 준비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구나’를 느끼고 ‘더 많이 대화를 해야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런 면에서 MBTI가 있어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것 같아요.”

이어 이동규는 “J라 그랬구나, E구나…그렇게 인정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알게 되고 극복해보려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며 윤태호, 서연정과 달라서 겪었던 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저는 너무 긴장을 하면 혼자서 마음을 다스려야하는데 (윤)태호는 옆에서 너무 신난 거예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때였는데 저는 긴장돼서 혼자서 제가 해야할 것들을 챙겨야 여유를 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태호가 신이 나서 자꾸 말을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하지 마’ 그랬더니 서운했나 봐요. 공연 끝나고 3박 4일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그때에 대해 서운하다, 힘들었다 얘기하면서 풀었어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면서 저는 더 받아주려고 노력하고 태호는 혼자 있는 시간을 배려하고 그래요.”

이동규의 말에 윤태호는 “요즈음은 그냥 혼자 내버려 둔다”며 “혼자서 정리해야할 시기인 걸 이제는 알겠다”고 털어놓았다. 서연정은 “저도 오빠한테 계속 물어보고 얘기하곤 했다. 제가 가진 성격이 그런 것 같다”며 “저는 막 신이 나서 얘기하는데 오빠 반응은 되게 담담하다 보니 제가 튕겨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보탰다.

“‘신과함께-저승편’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호흡을 맞추면서 연정이가 서운함이 쌓이다 터져서 엉엉 운 적도 있어요. 아닌 건 아닌 것 같다고 직설적으로 얘기하거나 굉장히 큰 리액션이 나와야할 말에도 담담하다보니 자기(서연정)한테 나쁜 감정이 있다고 느꼈나 봐요. 우는 연정이를 달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면서 저는 말을 예쁘게 하기로 약속하고 연정이는 선을 넘지 않기로 했죠.”

이동규의 말에 서연정 역시 “이제는 오빠가 이럴 때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때구나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이동규, 윤태호, 서연정을 포함한 6명의 동기들은 이제 ‘우리’가 돼가는 중이다. 

윤태호는 “예전에는 나는 너고 너는 나고 얘도, 쟤도 나여야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네가 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동기이고 함께 일하지만 본연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니 부딪힐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서로를 제대로 인정하고 저 또한 나대로 인정받으면서 한 그룹에 존재해야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깨달음에 MBTI가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이런 성격도 있고 저런 성격도 있구나를 이해하게 됐달까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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