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덕: 류(流)의 기원’ 공연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가장 보여주고 싶은 본질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둔 현대화였습니다. 남사당 놀이라는 예술의 속성 중에서 이 프로덕션이 어디에 초점을 두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해석했는가를 현대화로 정의했죠.”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신작 ‘암덕: 류(流)의 기원’(11월 26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이하 암덕)이 추구하는 현대화에 대해 민새롬 연출은 ‘본질’과 ‘해석’을 강조했다.
‘암덕: 류(流)의 기원’ 공연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나무 위의 군대’ ‘온 더 비트’ ‘아몬드’ 등의 민새롬을 연출을 비롯해 전라북도립국악원 이용탁 관현악단장, 서정순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이현 안무가 등이 의기투합했다.
“현대화의 첫 번째는 서사구조입니다. 한 인물의 희로애락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연령대별로 자아를 나눠 각 암덕이 저마다 살아온 자기 자신을 조우한다는 서사구조가 현대적 접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 왔던 인생의 순간순간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무대 위에 모인다면 어떤 풍경이 될까를 고민했죠. 남사당 놀이 중 어디를 보여주고 생략할 것인가를 안무가, 의상 디자이너(여백선옥), 비주얼 디렉터·무대미술(김종석) 등과 얘기하면서 삶의 단편적인 초상들을 이미지로 도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민 연출은 “부모와의 이별, 독립 등 개인적인 삶과 예술가로서 연마하고 절정에 이른 예술가로서의 행보, 마지막에는 또 다시 그 다음 단계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비언어적인 요소들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개별 단계의 서사성이라기 보다 연속적인 흐름을 한번에 보여줬을 때 관객들이 ‘암덕: 류의 기원’이 특수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감각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에 서사성 보다는 어떠한 순간들의 감각을 건드리면서 다가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암덕: 류(流)의 기원’ 공연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
이현 안무가는 “남사당 놀이의 땅재주는 아주 근본적인 요소”라며 “그 땅재주를 춤으로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장(문명에 피는 꽃) 땅을 밟고 튀어 오르는 장면은 땅재주를 모티프로 한다. 이 춤이 발전하고 변화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오랫동안 생각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많은 꿈을 갖고 있다”며 해외 진출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잘 다듬어 세계시장에 내놓고 싶습니다. 시각적인 작품이고 다양한 전통 요소를 녹여냈기 때문에 누구나 봐도 좋을, 세계진출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지역에서 공연해 전국민이 ‘암덕’에 합류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2025년은 국립정동극장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잘 발전시켜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