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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특강] 당뇨병 환자도 모르는 당뇨병 이야기(상)

입력 2023-1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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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처럼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그 속도가 더욱 확연하다. 당뇨병은 심혈관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한 질환이다. 그래서 11월 14일을 ‘세계 당뇨병의 날’로 지정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세브란스 내분비내과의 이병완 교수가 전해주는 당뇨병의 원인과 처방법 등을 소개한다.




- 10초마다 세 명씩 당뇨병이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당뇨병의 날’이 생긴 것인가.

“당뇨병은 식사와 운동 같은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잘 못하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 평균 수명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당뇨병연맹에서 당뇨병의 날을 지정해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한 것이다.”



- 당뇨병은 왜 걸리나.

“크게 보아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인슐린 분비가 적거나 잘 나오지 않는 경우다. 두번째는 우리 몸에서 이른바 ‘인슐린 저항’이 생기기 때문이다.”



- 당뇨병 치료 약들이 계속 나오는데 왜 잡히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나이가 드신 분들이 당뇨병에 많이 걸린다. 70대부터 3,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과 체중이나 비만인 분들이 당뇨가 많다. 식사나 운동관리가 잘 안되었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잘 관리하려면 식사나 운동, 그리고 연령 같은 관리가 어려운 요인들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노화와 비만이 당뇨병의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



- 당뇨병 관리의 가장 기본은 무엇인가.

“피검사와 혈당 수치 확인이다. 혈당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얘기다.”



- 당뇨병 검사를 받다 보면 공복혈당, 식후 2시간 혈당과 함께 ‘당화혈색소’ 수치가 나온다. 당화혈색소가 무엇인가.

“우리 혈액 내에는 적혈구가 있다. 적혈구의 역할은 우리 몸에 필요한 곳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 산소를 결합하는 것이 헤모글로빈이다. ‘당화’라는 것은 혈액 안에 들어있는 당이 단백질 또는 지질과 만나는 상태를 말한다. 당화혈색소는 우리 몸의 적혈구 내에 있는 헤모글로빈에 당이 얼마나 붙어있는 지를 보는 수치다. 3개월 정도의 기간 중에 혈당 관리가 잘 되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 공복혈당 등은 mg/dℓ로 표시되는데 반해 당화혈색소는 %로 표시된다.

“정상 혈당의 당화혈색소는 5.7% 미만이다. 우리 몸에서 공복혈당이 120~130 정도가 되면 당화혈생소는 6.7%가 된다. 공복이거나 당이 높아질수록 당이 적혈구 내에 있는 헤모글로빈을 만나서 그 결합된 %가 높아져 당화혈색소가 올라간다.”



- 3개월 기록을 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당화혈색소도 너무 빨리 줄이면 좋지 않은 것인가.

“우선, 현재 당화혈색소 수치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이 있는 지 파악해야 한다. 이어 내가 얼마나 혈당관리 중 저혈당이 발생하는 지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이런 것 들을 종합해 주치의와 함께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사람이 7점대 중후반을 보인다면 6.5점 미만 또는 6점대를 목표로 잡고 3개월 동안 천천히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만약 당뇨병이 10년 이상 오래되었고 심혈관이 있는 상태에서 9%나 8% 후반 정도라면 7.5% 정도로 목표를 조금 높인 상태에서 환자에게 맞게 천천히 6개월 정도 간격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 당뇨병 환자 가운데 ‘단백뇨’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당뇨와 무엇이 다른가.

“소변을 통해 노폐물이 몸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단백질은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므로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면 안된다. 이런 것이 단백뇨다. 신장(콩팥)이 손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당뇨병이 오래 되었거나 혈당조절이 안 좋은 분들이 이렇게 된다. 그래서 당뇨병에 의해 콩팥 합병증인 ‘당뇨병 신증’이 생기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인자가 단백뇨라고 할 수 있다.”



- 당뇨가 오래되면 신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인가.

“당뇨병이 오래 되거나 당 조절이 잘 안되면 단백뇨 발생 속도가 빨라지거나 소변에 단백질 양이 증가한다. 당뇨병 신증은 정상 단계-미세단백질 단계-현성 단백뇨 단계 등 세 단계로 구분한다. 현성 단백뇨 단계에서는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발생한다.”



- 그렇게 되면 어떤 증상을 느끼게 되나.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몸이 붓고 피곤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미세 단백뇨 단계에서는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없다. 예민하게 관찰한다면, 미세하게 소변에서 거품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단백뇨 검사가 필요하다. 미세 단백뇨 단계에서는 다시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 당뇨가 있다고 모두 단백뇨가 있다거나 신장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단백뇨가 나온다는 것은 콩팥이 손상받은 상태라는 얘기다. 콩팥 자체에 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많은 대사질환 때문에 콩팥이 손상되어 단백뇨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당뇨병이 있는 고령자, 혈당과 혈압 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 콜레스테롤 등의 자체 관리가 잘 안되는 사람들은 당뇨와 대사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 당뇨병 환자들은 단백뇨 검사와 간 기능 검사, 지질검사도 받는 것으로 안다.

“당뇨병은 당뇨병 자체로만 오지 않는다. 고혈압과 심혈관 및 간 질환이 복합적으로 올 수 있다. 이런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기 위해, 당뇨병이 있다면 정기적인 지질검사와 간 기능 검사가 꼭 필요하다.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간 질환은 동반해 나타난다. 당뇨가 먼저 악화되면 콜레스테롤이나 간을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이 높으면 당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 당뇨 환자에게 중요한 피검사 항목은 어떤 것 들이 있나.

“콜레스테롤 관리에 중요한 두 가지 지질 수치가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이 있고 중성지방 수치가 있다. 간 세포 손상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GOT, GPT, 감마GT 검사 등이 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당뇨 검사는 6개월에 한 번, 단백뇨 검사는 1년에 한 번 정도로 꾸준히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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