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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키맨 신동국’…한미약품 모녀 경영권 되찾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 모녀 지분 6.5% 매수…공동 의결권도 행사키로
임종윤·종훈 형제, 경영권 반납 위기…“신 회장 의중 먼저 해석할 것”

입력 2024-07-05 06:46
신문게재 2024-07-05 6면

한미약품_본사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일단락 되는 듯했던 한미약품그룹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 손을 잡으면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3개월여 만에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종을 울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주식매매 계약과 공동 의결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이후 세 사람이 직접 보유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송 회장 6.16%, 임 부회장 9.70%, 신 회장 18.9% 등으로 전체의 약 35% 안팎이다. 여기에 직계가족 등 우호 지분을 더하면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의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는 12.46%, 임종훈 대표이사는 9.15%를 보유한 상태다.

양측 간 새 계약을 통해 송 회장 모녀 측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대규모 대기물량) 이슈’ 해소도 가능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무산된 뒤 상속세 부담 등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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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측은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재편해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한 경영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감독하는 한편, 투명성과 주주 가치를 극대화를 통해 한미그룹의 위상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아 구축할 것으로 예측됐던 오너 중심의 형제 경영 체제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장·차남에게 빼앗겼던 그룹의 경영권을 사실상 되찾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혔다.

결국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당시 ‘캐스팅 보트’로 주목받았던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은 이번에도 한미그룹 경영권 갈등의 중심에 서는 ‘키 맨’ 역할을 하게 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신 회장이 한미그룹 혼란과 위기 해결 및 주주 가치를 제고를 위해 모녀 측과 손을 잡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는 송 회장이 추진하던 OCI그룹과의 합병을 저지하며 차지한 경영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동시에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임시 주주총회 등을 통해 경영권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임종윤 대표 측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리된 입장은 없다. 일각에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해진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일단 신동국 회장 측이 어떤 이유로 모녀 측과 손을 잡기로 했는지 해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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