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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BTS 뒤에 아미처럼… '팬덤'이 기업 키운다

[딜로이트 인사이트 리포트] 팬덤시장의 중요성

입력 2024-08-06 07:00
신문게재 2024-08-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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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이 2차 팬 미팅·콘서트를 하고 있다.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 스탠딩 좌석 4만5000석이 매진됐다.(연합)

매우 열성적이거나 헌신적인 팬을 슈퍼 팬(Super Fan)이라고 한다. 슈퍼 아티스트와 슈퍼 팬사이에 형성되는  팬덤(Fandom)경제 규모는 막대하다. 팬덤은 ‘주말의 여정’이 아니라 ‘평생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아미(Army)와 방탄소년단(BTS), 스위프티(Swiftie)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는 슈퍼 팬과 슈퍼 아티스트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2년 한 해 미국 투어 콘서트 7회로 1억 1828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 세계 콘서트 매출액 순위 17위에 뛰어오른 BTS가 글로벌 눈길을 끌었는데, 그 배경에는 글로벌 아미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다. 2023년부터 전 세계 음악 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거운 여성 가수인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의 기록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12회 공연에 9000달러 가까이 지출한 스위프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업들 ‘슈퍼 팬’을 잡아라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미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슈퍼 팬’에 주목해 왔다. 수퍼 팬의 마음을 읽고 이들을 만족시킴으로써 콘텐츠의 흥행과 인기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대중적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딜로이트 2024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특정 콘텐츠와 플랫폼에 매우 열정적인 관심을 쏟고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세부 고객층인 슈퍼 팬 집중하는 것이 매우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악, 영화, 비디오 게임, TV 프로그램,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슈퍼 팬들이 자신이 속한 팬덤의 문화와 가치를 전파하여 일반 대중 소비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특정 아티스트 및 콘텐츠의 팬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일반적인 소비자들보다 자신이 선호하는 미디어, 콘텐츠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는다. 이러한 팬들은 평균적인 소비자보다 더 젊고 더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온·오프라인 콘텐츠 및 미디어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영화관 및 라이브 공연 관객 수가 매우 적은 상황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팬 커뮤니티가 큰 역할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2023년 콘서트에 참석한 수백만 명의 팬들, 한국으로의 해외 여행을 예약하는 K팝 팬들, 그리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핑크색 옷을 맞춰 입은 영화 ‘바비’ 팬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팬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친구, 지인에게도 자신이 열광하는 콘텐츠, 미디어에 대해 열정적으로 소문을 낸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러한 가치 있는 팬 그룹과의 관계를 가깝게 유지하고 어떻게 그들 사이에서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함으로써, 콘텐츠의 지적 재산(IP)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팬덤은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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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의 설문 조사에 응답한 소비자의 37%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에 대한 팬덤이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음악 팬들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다운로드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그 아티스트의 다양한 활동들을 팔로우 한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음악 아티스트를 팔로우하고, 관련 머천다이즈(상품)를 구매하며, 아티스트가 참여 혹은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청취한다. 음악 팬들의 약 3분의 1은 최근 3개월 내에 라이브 음악 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자신의 팬덤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대부분의 음악 팬들은 주로 생동감 있는 경험을 위해 라이브 음악 콘서트에 간다고 응답했으며, 그러한 공연·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사회적, 공동체적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해리포터’프랜차이즈… 진화하는 팬덤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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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 비율 차이(슈퍼 팬 VS 일반 팬)출처: Deloitte, Digital Media Trends 2024 / 미국 소비자 3,517명 대상 조사

 

영화 팬덤도 다양한 커뮤니티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약 4분의 1 이상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프랜차이즈나 시리즈에 대한 팬덤이 자신의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영화 팬들의 약 60%가 최근 3개월 내에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영화 관람객에 비해 약 40%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극장 방문 외에도, 영화 팬들은 팬 컨벤션 참석, 영화 촬영지 방문, 머천다이즈 구매, 테마파크 방문, 라이브·인터랙티브 경험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영화 팬들은 비디오 게임과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도 팬덤을 드러내는 데에 관심을 보였다. 영화 팬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TV쇼가 더 많이 비디오 게임의 형태로 제공되길 바라며, 게이머인 영화 팬의 60%는 더 많은 스타 배우가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길 원했다.

‘해리포터’ 프랜차이즈는 기존 팬들과 신규로 유입된 팬 모두를 함께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확장 모델로 볼 수 있으며, 콘텐츠 지적재산(IP) 확장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이 ‘해리포터 프랜차이즈’ 세계는 책에서 시작되었지만, 2001년 첫 영화 개봉 이후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테마파크, 상품, 비디오 게임, 스핀오프 영화, 심지어 브로드웨이 쇼로 확장됐다. 이 모델은 수십 년 동안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는 동시에 예전 팬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비디오 게임에 대한 팬덤이 자신의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말한 사람들도 약 20%에 달했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가장 젊은 특징을 보였다. 이 그룹은 일반적인 게이머보다 유료 비디오 게임 구독을 할 가능성이 높고, 주당 더 많은 시간을 비디오 게임을 하며 보낸다. 게임 팬덤은 이 팬들에게 커뮤니티, 사회적 교류, 소속감을 제공하며,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기반이 된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로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을 하며, 42%는 실제 생활보다 게임 세계에서 더 많이 친구와 만난다고 답했다.

게임 팬들은 비디오 게임 외에도 여러 형태의 미디어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세계가 구현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비디오 게임 팬의 약 70%가 자신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이 TV 쇼나 영화로 각색되기를 원했다.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게임이 영화화된 사례가 이러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게임 팬들은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도 그들의 팬덤을 즐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팬들의 약 5분의 1은 자신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팬 컨벤션 행사나 라이브·인터랙티브 경험, 테마파크 방문 등을 즐기고 싶어했다.

프로스포츠 팀과 TV시리즈 팬덤에 대해 조사했을 때에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팬덤이 자신의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여기는 팬들은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비교했을 때, 스포츠나 TV 시리즈 콘텐츠에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슈퍼 팬’으로 간주할 수 있는 소비자는 전체 설문조사 응답자의 약 10%를 차지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 스포츠 팀, TV 시리즈, 영화 프랜차이즈, 비디오 게임에 대한 팬덤이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할 뿐만 아니라, 일반 팬들과 비교했을 때 콘텐츠 관련 소비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이 수퍼 팬들은 평균적인 소비자나 일반적인 팬들보다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음악, 게임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러 소셜 미디어 플랫폼도 활용한다. 이 수퍼 팬 집단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소비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그룹이다.


◇슈퍼 팬의 이상적 고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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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통신·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 리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슈퍼 팬’을 만들고 이들을 유입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들을 활용하여 IP 확장 전략을 수립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열렬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퍼 팬들이 무조건 이상적인 고객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평균 소비자보다 더 많은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팬보다 훨씬 높은 해지율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그룹은 지나치게 많은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슈퍼 팬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해지율을 줄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놓칠 수 없는’ 콘텐츠·플랫폼 경험을 제공하거나 매력적인 번들링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브랜드, 제품, 서비스 및 콘텐츠는 이제 더 이상 모든 소비자(일반적인 전체 대중)에게 어필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열정적인 ‘슈퍼 팬’ 그룹을 타겟팅하여 그들에게 집중적인 어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팬덤은 ‘주말의 여정’이 아니라 ‘평생의 여정’이다. 즉, 팬덤은 팬들의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기 때문에 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콘텐츠와 캐릭터에 지속적으로 소비를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수퍼 팬들을 육성하고 이들의 관심과 열정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박형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통신·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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