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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 "ATOM, 합체 로봇처럼 뭉치면 강해지는 반도체"

오진욱 리벨리온 CTO 인터뷰
아톱 칩 여러 개로 고성능 구현하는 'RSD'
차세대 칩 리벨, 양산 올해 말로 앞당겨

입력 2024-08-22 09:00
신문게재 2024-08-23 6면

리벨리온 오진욱 CTO
오진욱 리벨리온 CTO.(사진=리벨리온)

 

“아톰(ATOM)은 굉장히 플렉서블(Flexible)한 반도체입니다. 유연한 구조 덕에 같은 전력으로 경쟁사보다 더 많은 칩을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판교 리벨리온 사옥에서 만난 오진욱 리벨리온 CTO(최고기술책임자)는 회사의 최신 칩인 아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오 CTO는 “경쟁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서비스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한 규모나 파워 면에서 리벨리온 칩의 코스트가 현저히 적다”며 “그로크(Groq)와 비교하면 최대 4배 정도 성능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톰의 진가는 여러 장의 칩, 카드, 서버를 엮어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RSD(Rebellions Scalable Design)에서 드러난다. RSD는 하나의 AI 추론 워크로드를 여러 개로 나누어 다수의 카드 또는 서버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쉽게 말해 고성능 칩과 유사한 성능을 리벨리온의 칩 여러 개를 묶어 구현한 것이다. 같은 전력 환경에서 성능을 내기 위한 비용이 타사 대비 적은 셈이다.

그는 “LLM 모델들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근데 칩을 항상 크게 만들어서 대응할 수는 없다”며 RSD의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리벨리온_ATOM_chip_2
리벨리온 아톰 칩.(사진=리벨리온)

 

RSD의 핵심은 칩 여러 개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리벨리온이 랙(Rack) 단위 판매를 셀링포인트로 잡을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업계 트렌드가 반도체 판매 시 기존 칩, 카드 등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버와 랙 단위 판매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높은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낮은 전력으로 AI를 구현해야 하는 최적화 과정이 전체 시스템에서 중요해진 것이다.

RSD의 이런 기술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 대상인 국가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아톰은 칩 개별로 보면 규제 대상이 아니다. 성능이 높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RSD로 묶인 아톰은 고성능 칩과 비슷한 성능을 구현한다. 아톰이 규제 대상국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이유다.

실제로 리벨리온은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사우디 아람코 리서치센터에 아톰을 탑재한 랙을 공급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AI반도체 수출을 통제한 국가 중 하나다. 오 CTO는 “아람코 한정으로 4분기에 랙 단위로 납품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오진욱 리벨리온 CTO
오진욱 리벨리온 CTO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리벨리온의 차세대 칩인 리벨(Rebel) 역시 RSD가 적용된다. 아톰의 RSD를 확장 적용해 아톰과 리벨 간의 연결도 고려 중이다.

리벨은 칩 개별로도 고성능을 유지한 채 미국의 규제를 빗겨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블록을 모아 만드는 칩렛(Chiplet) 기술이 적용돼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설계를 쉽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리벨의 양산 로드맵을 앞당겼다. 올해 말 양산 돌입 예정이던 리벨 싱글코어를 로드맵에서 제외하고 리벨 쿼드코어를 바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오 CTO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바로 쿼드로 가기로 결정했다”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정도에 준비가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리벨은 삼성전자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H)가 코어 수에 따라 4개 올라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턴키(일괄생산)로 양산된다.

리벨리온은 이 같은 기술력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오 CTO는 “리벨리온의 미래는 항상 글로벌을 향해있다”며 “리벨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서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으로서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전략들도 고민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스템 솔루션 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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