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정치라떼] '명태균 리스크'…여 "큰 파장 없어" vs 야 "국민 납득시켜야"

김재경 "조사 후 빨리 마무리해야 피해 적어"
홍일표 "야당이 현 상황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어"
김형주 "설만 가지고 바로 특검 무리수"
이목희 "관계자들 있는 그대로 국민에 설명해야"

입력 2024-10-12 07:57

'명태균 의혹' 질의하는 이광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씨의 여론 조사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2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김형주·이목희 전 의원이 나섰다.




정치권이 명태균 씨를 둘러싸고 혼란에 빠졌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에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명 씨는 윤석열 대통령 외에도 여권의 유명 인사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가 처음 알려진 건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갖고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였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되고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9000만원을 명 씨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수사하고 있다.

명 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부부에게 조언하고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정치인이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자택을 방문할 때 명 씨를 두 번 본 적은 있지만 이후부터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직 제안을 했다는 명 씨 주장도 부인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당원 전화번호 약 57만개가 명 씨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을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 당도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명 씨와 관련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문제가 커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국민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며 “명태균, 김대남 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 친 것을 국민들은 몰랐을 것이다. 저도 몰랐다. 전근대적인 구태 정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명 씨에 의해 휘둘러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의 세 치 혀끝에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걸려있는 듯한 형국”이라며 “자고 일어나면 명 씨의 폭로가 터져 나온다. 최순실(최서원 개명 전)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이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해당 의혹들이 여당에 악재라고 봤다. 김 전 의원은 “명 씨가 결국 접촉했던 것도 여당 위주의 사람들이고 드러나지 않은 어떤 스토리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당에서 원칙적인 조사를 통해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후 빨리 마무리하는 게 그래도 피해가 적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더 큰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그는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둘러싼 명 씨의 역할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될 선거를 안 되게 하는 그런 정도의 개입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은 여러 상황이 곤욕스럽긴 하지만 크게 번질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홍 전 의원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며 “당은 팩트를 잘 정리해서 보여줘야한다. 조사 후 사실은 이런 것이고 공천 개입 같은 것들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야당이 현 상황을 침소봉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야당은 그렇지 않아도 탄핵 사유만 찾고 있는 사람들이라 이제 이런 것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김형주 전 의원은 현 상황이 여당에 악재라면서 더 크게 번질 가능성도 봤다. 김 전 의원은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빠지면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게 될 수 있다”면서도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여당이 쉽사리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성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특정된 사건에 개입했다든지 확실한 것들이 나와야 되는데 지금은 설만 가지고 바로 그냥 특검을 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수”라며 “시간을 끌고 잘 정리를 하면서 법안을 다듬으면 한 번에 법안 등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목희 전 의원은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현 상황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관계자들은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스스로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된다”며 “범죄 혐의로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도 설명해야 하고 수사기관이 수사를 통해서 국민의 궁금증에 대응하면 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책임지고 벌받을 사람은 벌을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