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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은 '내 삶의 거울'… 틈틈이 메모하라

[나도 작가다-1인1책 프로젝트] Step 3. 나만의 자서전 쓰기

입력 2014-10-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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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은 자신의 생애에 대해 스스로 쓴 전기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인이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든 결국 누군가의 삶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삶이 있다. 누군가의 삶이 책이 된 것이 자서전이다. 자서전은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서이며 후세나 지인에게 전하고픈 삶의 지혜이자 발자취다.



‘자서전’의 사전적 의미에서 집중해야할 단어는 ‘자신의 생애’다.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삶을 담을 자서전 출판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결심’이다.

자서전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의 권선복 대표는 “자서전 출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강조하고 “내가 살아온 길을 후세에 남기고 싶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반 이상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자서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적으로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이에게도 글쓰기는 어려운 숙제와 같다. 그렇다고 글 잘 쓰는 사람만 자서전을 내는 건 아니다.

이에 자서전 출판은 전문가의 손길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자서전에서 필요한 전문가는 원고를 완성할 작가와 기획부터 목차 짜기, 교정·교열, 디자인, 인쇄·출판까지 아우를 출판전문가다.

따라서 자서전 출간 대부분은 스스로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 또한 자서전 출판을 결심할 때 고민해야할 중요한 요소다. 많게는 2000~3000만원, 적게는 300~400만원 정도가 든다.

전문작가들은 확보한 자료와 원고, 5~7차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원고를 완성한다. 본인이 직접 쓴 완성원고가 있더라도 글을 매끄럽게 다듬고 순서를 재배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책 꼴을 갖춘 자서전을 손에 쥘 수 있다.

전문작가의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작가들도 있다. 하지만 대학의 문예창작과 재학생이나 대학원생을 채용하면 저렴하게 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

이에 자서전 출판의 첫 걸음은 전문작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글이나 일기, 자료 등의 확보다. 책 전문채널 온북TV의 조철현 대표는 “자서전을 내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가장 시급한 것이 자료 확보”라고 단언하고 “글이나 음성녹음, 혹은 스마트폰 메모장에 틈틈이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서전 대부분이 자비출판이지만 그 내용이 많은 이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출판사에 정식 출간제안서 제출도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자료가 풍부하면 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더불어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차관보까지 지낸 60대 공직자는 20대 초반부터 자서전 출판을 결심하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자신의 행보를 글로 적고 스크랩하면서 지칠 때 삶의 활력소를 얻었고 꿈에 부풀어 성공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60살이 넘어 출판사에 자서전을 의뢰하면서 그가 내놓은 자료만도 라면박스로 20개 분량이다.

최근 1인1책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출판 과정 전체를 책임지는 출판전문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서전 전문 출판사도 다수 생겨났고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에도 자서전 쓰기 강좌가 속속 개설되고 있다.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는 “한 사람이 자서전을 내면 3개월 안에 그의 지인들 서너 명이 자서전을 의뢰한다”고 전한다.

관공서나 구청,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자서전 출판을 지원하는 상시 프로그램이나 일회성 이벤트도 운영되고 있다. 관악구청은 2011년부터 만 65세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발적 신청을 받아 제작지원해 출판한 자서전이 지난해까지 24권에 이른다. 2014년에도 10권의 어르신 자서전을 제작 중이다. 길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이제 결심을 하면 내 삶이 책이 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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