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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쳐 주겠다' 막말 파문 박용성 회장 "모든 직책서 사퇴"

입력 2015-04-21 18:23

‘막말 이메일’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21일 모든 보직에서 사퇴한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성 회장(사진제공=두산)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인 박용성 회장은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중앙대 이사장과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21일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입장발표문을 통해 최근 중앙대와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과정에서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학내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의 ‘목을 쳐주겠다’거나 ‘인사보복’을 하겠다는 막말 이메일을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자 박 회장은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지난달 24일 박 회장은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며 그들(비대위 교수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고 적었다.

당시 박 회장은 중앙대 교수들이 학사구조 개편안에 대해 92.4%가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과 함께 학내 집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이어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적었고 다른 이메일에서도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라고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은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학생단체를 사칭한 현수막을 내걸도록 보직 교수들에게 지시하기도 해 논란을 빚었다.

‘막말 이메일’이 직격탄이 됐지만 그의 전격적인 사퇴는 검찰의 소환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2011∼2012년 중앙대 본교·안성캠퍼스 통합, 적십자간호대 인수합병 때 자신이 총장을 지낸 중앙대에 편의가 제공되도록 교육부 등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와 관련해 박용성 회장의 소환 여부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와 적십자간호대의 합병 과정에서 중앙대 이사장이던 박용성 전 회장에게 합병 실무가 모두 위임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편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용성 회장은 2005년 11월 ‘형제의 난’ 이후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했다가 15개월만인 2007년 3월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적이 있다. 2008년부터는 중앙대 재단이사장을 맡아왔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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