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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갈아타기 전쟁 시작… 비상걸린 보험사

입력 2015-04-22 18:10

27일부터 연금저축 계좌 갈아타기가 한결 수월해지면서 금융권의 연금저축 이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각 금융권들은 연금저축 갈아타기 고객 유치를 위한 피 튀기는 전쟁이 시작됐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타금융권 연금저축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연금저축 적립액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권은 고객 이탈율이 클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증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기존 고객을 뺏길까 긴장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과의 접점인 영업점이 은행이나 증권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놓여있다. 때문에 연금저축 계좌 이전 간소화 제도 시행으로 보험사의 연금저축을 은행 또는 증권사 계좌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쓸 겨를도 없이 고객을 잃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금저축 이동 간소화로 관리 고객들의 이동을 금융사가 빠르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설계사들이 기존 관리 고객들과 자주 접촉하며 연금저축보험의 강점을 안내하면서 이탈을 막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금저축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보험사가 유치한 금액이 87조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은행이 14조원, 증권사는 6조원 수준이다. 많은 금액을 보유한 보험사가 더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설계사 채널을 통해 연금저축보험의 강점을 내세워 기존 고객 지켜내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증권, 보험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상품의 수수료와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가진 수수료 강점을 강조한다는 것.

보험사는 보험료대비 수수료를 부과해 수수료가 일정하지만 증권사는 적립금대비 수수료를 부과해 시간이 지날수록 수수료가 오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의 수수료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보험사보다 많은 지점을 확보하고 있어 고객과의 대면 접촉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연금저축 고객을 모셔오기 위해 내부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어 보험사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 직원들에게 연금저축을 얼마씩 끌어오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고객 끌어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험사들이 연금저축 보험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얼마나 많은 고객이동이 일어날지 예측되지 않아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지만 어느 보험사라도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타 보험사들이 이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는 기존 연금저축보험 고객을 뺏기는 것은 막아야 하지만 타 금융권에서 넘어오는 고객은 크게 달갑지 않은 눈치다.

보험사는 계약 초기에 사업비를 부과해 7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신계약체결 수수료가 없으므로 연금저축 가입 7년 이후에 보험사로 넘어오는 고객에게는 사업비를 부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 연금저축펀드를 7년간 유지한 고객이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으로 갈아탈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업비 부과를 할 수 없고, 고객이 쌓아온 적립금을 운용해 고객에게 원금과 이자만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 결국 설계사들에게 돌아갈 수당이 없고, 보험사도 자산운용의 부담만 남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고객이 보험사로 넘어올 경우 신규 고객 확보차원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설계사 수당은 미미하거나 없을 가능성이 있어 큰 메리트가 없다”며 “보험사가 기존에 보유한 연금저축 계약을 타 금융권으로 뺏기기는 싫지만 타 금융권의 계약을 뺏어오고 싶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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